강원도 강릉의 가을밤이 빛으로 물든다. 강릉 도심에서 문화재와 함께 밤을 즐기는 ‘2020 디지털 아트 강릉문화재야행(夜行)’이 12~14일 강릉대도호부관아 일원에서 열린다.
강릉시가 주최하고 강릉문화원이 주관하는 강릉문화재야행은 ‘빛으로 만나는 천년의 관아’를 테마로 야경 중심의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8개 밤의 테마를 4개 테마로 축소하고, 당초 41개 프로그램에서 무대공연, 체험, 먹거리 프로그램을 제외한 18개 프로그램만 운영한다.
관아마당(옛 우체국 철거터)에서는 대도호부사가 한양에서 강릉으로 부임 받아 오는 모습을 2m 규모의 대형 등(燈) 30점으로 재현한다. 대도호부사는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지방행정 관청인 대도호부에 파견됐던 관직이다. 동헌에서는 건물 벽을 스크린으로 꾸미는 미디어 파사드 공연이 매일 20분 간격으로 운영된다.
관아 상공에서는 드론 300대가 매일 오후 두 차례 ‘드론 아트쇼-드론, 강릉 문화재 그리다’를 펼친다. 오후 7시에는 강릉 유형문화재를, 오후 9시에는 강릉 무형문화재를 주제로 7분 동안 공연한다.
임영관 삼문(객사문)에서는 강릉대도호부를 수호하는 수문장 퍼포먼스 ‘수문장 교대의식’이 진행된다. 형형색색 조명이 관아 전체를 감싸는 라이트 아트와 관아 내 문화재를 형상화한 네온 플렉스, LED 장미꽃 1300송이도 볼거리를 더한다.
강릉대도호부관아와 서부시장 골목길에서는 김소영 작가가 강릉의 문인들이 쓴 시를 캘리그래피로 쓴 작품과 함께 최서우 작가가 대굴령호랭이를 주제로 그린 민화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의운루와 임영관 돌담은 정상철 작가의 빛을 품은 도자 전시가 펼쳐진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초대권 소지자만 입장이 가능하다. 초대권은 강릉문화원을 비롯해 21개 읍·면·동 주민센터에서 1인 4매까지 받을 수 있다. 행사는 오색시간 오후 6시~오후 8시)과 달빛시간(오후 8시~오후 11시로 나눠 운영된다. 입장객은 시간당 4000명으로 제한된다.
강릉=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