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가 산하에 있는 교회와사회위원회(교사위)의 포괄적 차별금지법(차금법) 지지 선언에 대해 총회의 결정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기장은 9일 충북 청주 올림픽기념 국민생활관에서 제105회 총회를 속회하고 교사위의 차금법 지지 선언은 총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교사위는 지난 7월 1일 성명서를 통해 차금법 지지 의사를 밝혔다. 당시 교사위 성명이 기장의 입장처럼 보도되면서 기장 총회 내에서도 논란이 됐다. 기장 충북노회 소속 A교회는 “차금법에 찬성하는 교단에 있을 수 없다”며 교단을 탈퇴했다. 총회의 입장을 묻는 목소리도 많았다. 총회의 최종적 입장을 듣고 탈퇴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교회도 있었다. 지난 9월에는 차금법반대대책위원회도 꾸려졌다.
차금법 찬반을 두고 벌어진 논란은 총회의 이번 결론으로 일단락되는 분위기이지만, 새로운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총회에 참석한 일부 총대는 교사위에 지지 선언 글을 총회 게시판에서 삭제하고 공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교사위는 게시물 삭제를 거부하고 공식 사과도 상의한 뒤 확답하겠다며 답변을 미뤘다.
교사위원장 최형묵 목사는 자신의 SNS에 “모든 사람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차금법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 도대체 어찌해 교회에 사과할 일인가”라며 “거꾸로 차별금지를 반대하며 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선동하고, 복음의 정신을 훼손해 교회에 더 큰 상처를 입힌 것이 사과할 일 아닌가”라고 썼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