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코로나19 ‘스멀 스멀’…순천 1.5단계 격상

입력 2020-11-11 11:57 수정 2020-11-11 12:00

광주·전남지역에서 산발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감염이 퍼져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체육시설·교도소 등 다중이용시설과 단체생활을 하는 곳을 매개로 확진자 발생이 잇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이후 한동안 주춤했던 지역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광주시는 11일 오전 8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4명 추가돼 지역 누적 환자가 528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525~528번 환자로 분류된 이들은 격리 병상으로 옮겨져 치료에 들어갔다.

서구 풍암동에 사는 525번 환자는 모 제약회사에 근무하고 있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본사 회의에 참석했다가 부산 지역 확진자(부산 598번)와 접촉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구 화정동 주민인 528번 환자는 기존 확진자와의 접점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일명 ‘깜깜이 환자’다. 문제는 지역감염 확산 추세 속에 확진자들이 수시로 다중이용시설을 오간 동선이 확인되고 있다는 점이다.

시 방역 당국은 확진자 중 일부가 많은 시민이 배드민턴·수영을 하는 광주시체육회관·염주실내수영장 등 체육시설을 다녀온 사실을 확인하고 긴급 소독을 진행했다.

시 방역당국은 마스크를 하기 힘든 체육시설이 감염에 취약한 환경이라는 점을 중시하고 추가 감염 확산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광주시체육회관 2층 배드민턴장과 염주실내수영장은 운영을 중단하고 임시 폐쇄했다.

광주에서는 앞서 광주교도소 20대 남성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함께 야간 당직 근무를 한 직장 동료와 지인 등 3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재소자 2000여 명이 단체생활하는 광주교도소 동료직원 320여 명의 전수검사 결과는 11~12일에나 나올 예정이다.

광주교도소는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이 재소자와 대면 업무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지만 선제적으로 재소자 면회와 변호사 접견을 중단했다.

광주지역 누적 확진자 528명 가운데 지역감염은 458명, 해외 입국은 70명이다.

전남은 순천을 중심으로 동부권의 지역확산이 늘고 있다. 순천 신한은행 연향지점 직원 4명과 가족 2명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은행을 방문한 50대 남성도 감염됐다. 순천에서는 신한은행발 5명과 감염원을 알 수 없는 2명 등 9명의 확진자가 2~3일 사이에 발생해 10일 긴급 민관대책위를 열고 11일 0시부터 거리두기를 1.5단계로 격상했다.

이중 순천에 거주하면서 광양의 직장을 다니는 순천 77번(전남 198번) 확진자는 1000여 명이 회원 등록한 대형 피트니스클럽에서 불특정 다수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큰 데다 골프연습장, 식당 등 동선도 넓어 방역 당국은 역학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구나 광양의 한 고교에 근무 중인 순천 77번 확진자가 학교에서도 다수의 학생과 접촉했을 것으로 추정돼 교육·방역 당국이 재유행을 막기 위한 실태 파악을 서두르고 있다. 이 확진자는 학교에서 교직원과 학생 등 542명, 순천 피트니스와 볼링장, 식당에서 663명과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남지역 누적 확진자는 지난 9일 2명에 이어 10일 1명이 추가돼 200명대로 진입했다.

지역별로는 순천이 70명으로 가장 많고 광양시 16명, 목포시 12명 순이다.

거리두기가 1,5단계로 격상되면 각급 학교는 등교수업 하는 학생 수를 3분의 2 이하로 유지하고 면적 50㎡ 이상 식당·카페는 탁자와 좌석을 1m 이상 거리를 두고 한 칸 띄우거나 칸막이를 설치해야 한다.

결혼·장례식장, 학원 등은 4㎥당 이용 인원이 1명으로 제한되고 모임·축제도 100명 미만으로 열어야 한다. 만일 500명을 넘으면 방역관리계획을 세워 신고하고 협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예배·미사·법회 등 종교행사는 좌석 30% 안에서 진행하고 식사는 금지된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경각심을 갖고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더욱 철저히 준수하고 증상이 있을 때는 망설이지 말고 선별진료소를 찾아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