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곰이 새끼곰을 데리고 러시아 핵잠수함에 올랐다가 해군에 총살당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러시아 언론 모스크바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9일(현지시간) 러시아 극동 캄차카 지역에서 핵잠수함에 올라탄 어미곰과 새끼곰이 총에 맞아 사살됐다. 해당 장면이 담긴 영상은 지난 8일 유튜브에 업로드돼 현지 언론과 SNS 등에서 회자되고 있다.
모스크바타임스에서 공개한 영상 속 어미곰과 새끼곰은 잠수함을 향해 헤엄쳐온 뒤 잠수함 갑판에 꼭 붙어 앉아 있다. 선원들은 해당 곰 두 마리를 목격한 후 총을 쐈고, 새끼 곰이 물 속으로 떨어지는 장면을 영상으로 담았다.
영상에는 곰을 사살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는 선원의 목소리도 담겼다. 그는 “다른 방법이 없다”면서 “쫓아내면 곰이 인근 마을을 떠돌아다닐 거다. 그럼 캄차카 지역에서 (주민들은) 곰과 싸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곰을 쫓아낼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주민들의 안전 문제를 고려해 사살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러시아 해군 태평양함대 대변인은 인테르팍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군인들이 소리를 지르며 곰을 쫓아내려 했지만 떠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군 마을인 빌류친스크(태평양함대 잠수함을 수용하는 폐쇄된 도시)에서 곰 사냥 전문가를 동원해 특화된 사냥 무기로 곰을 사살했다고 덧붙였다.
모스크바 타임스는 곰들이 먹이를 찾다가 잠수함 기지까지 흘러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텔레그램 뉴스 채널 바자는 “어미곰이 매우 수척하고 부상을 입은 상태였으며 새끼곰도 매우 공격적인 상태였다”고 보도했다. 또 사살된 곰 두 마리는 며칠 전부터 마을 주민들이 쫓아내려 한 곰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야생동물보호협회에 따르면 캄차카 지역에는 약 1만4000마리에 달하는 곰들이 살고 있다. 러시아 캄차카 지역의 산림관리국은 인테르팍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최소 50마리 이상의 곰이 살처분됐다”면서 곰은 주로 뿌리, 딸기, 꿀 등을 먹지만 위협을 느끼는 순간 언제든 인간을 공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더 나은 방법은 없었을까” “왜 새끼곰을…”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며 어미곰과 새끼곰의 죽음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