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14% 올랐다? 국토부 통계 조작”

입력 2020-11-11 11:21 수정 2020-11-11 11:27
한 시민이 8일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은 매매·전세·월세 관련 정보를 보고 있다. 연합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현 정부 임기 동안 서울 아파트값이 14% 올랐다는 정부 주장이 거짓 통계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경실련은 11일 기자회견에서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했다. 경실련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2008년 2281만원이던 서울 아파트 평당 시세는 12년간 1875만원(82%) 오른 4156만원이 됐다. 25평을 기준으로 하면 서울 아파트는 5억7000만원에서 4억7000만원이 올라 10억4000만원이 됐다.

문재인정부 3년 동안만 보면 아파트값은 평당 2625만원에서 1531만원(58%)이 올라 4156만원이 됐다. 25평 아파트 기준 6억6000만원에서 10억4000만원으로 58% 올랐다. 경실련은 문재인정부에서 아파트값 상승 폭이 연간 510만원, 이명박·박근혜정부에서 연간 38만원으로 문재인정부가 과거 정부보다 아파트값을 13배 빠르게 올렸다고 봤다.

서울 강남 아파트를 기준으로 보면 아파트값 상승 폭이 더 크다. 경실련은 강남 아파트 평당 가격이 2008년 3798만원에서 2020년 7047만원으로 3249만원(86%)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25평 아파트로 환산하면 9억5000만원에서 17억6000만원이 된 것이다. 문재인정부 3년 동안만 보면 평당 2652만원이 올라 이명박·박근혜정부 상승액 597만원보다 약 4.4배 더 올랐다.

지난 6월 23일 경실련은 KB 주택가격 동향 중위 가격을 근거로 문재인정부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52%라고 발표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감정원 통계를 근거로 들어 상승률이 14%라고 반박했다.

경실련은 “문재인정부에서 서울 아파트값이 14% 올랐다는 정부 주장은 조작”이라며 “이를 두고 국민 대다수가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비판했지만 정부는 지금까지도 이 통계만을 인정할 수 있다며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고통받는 서민들을 속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부동산 통계 조작의 원인을 명확히 밝혀내 즉시 바로잡아야 한다. 일부 관료들이 독점하고 있는 통계 산출 근거, 시세반영률 등 관련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 검증된 가격이 공시되도록 해야 한다”며 “정부가 계속해서 조작된 통계로 국민을 속이고 집 없는 서민들의 고통을 외면한다면 결국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