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순의 출소를 한 달 앞둔 가운데 카메라 앞에서 뻔뻔하게 피해 아동을 비난하는 아동성범죄자들의 망언이 공분을 사고 있다. 허술한 관리와 미흡한 피해 아동 보호 대책도 지적됐다.
10일 방송된 MBC ‘PD수첩’은 ‘당신 곁에 이미, 조두순’ 특집으로 구성됐다. 제작진은 형을 마치고 출소한 아동성범죄자들이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집중 취재했다.
한 아동성범죄자는 어린이집 바로 앞에 살고 있었다. 정모씨는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등을 3번 저질렀다. 불법촬영과 성추행 전력도 있다.
정씨는 범행을 반성하기는커녕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피해 아동을 원망했다. 정씨는 제작진을 향해 “소문내려고 왔냐. 가뜩이나 위축되어있는 사람을? 우리 같은 사람 불쌍한 사람인 걸 뻔히 알지 않냐”고 항의했다. 그는 “나는 걔(피해 아동)가 아프든지 죽든지 상관없다”며 “걔들이 무슨 엄청난 미녀도 아니었고, 뭣도 아니고 일개 후줄근한 앤데 걔 때문에 내가(이렇게 됐다)”라며 분을 참지 못했다.
또 다른 아동성범죄자는 피해 아동을 ‘꽃뱀’이라고 지칭했다. 11세 아동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4년을 복역한 최모씨는 “걔(피해 아동)가 만져달라고 했다. 걔가 성 감각이 예민한가 보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 꼬마도 그렇게 안 봤는데 완전 계획적이었다”며 “내가 형사한테 걔가 ‘아기 꽃뱀’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범행 당시 72세였던 최모씨는 피해 아동이 자신을 할아버지가 아니라 아저씨라고 불렀다며 “거기에 제가 깜빡 가버렸다”고도 했다.
최씨는 출소 후 원래 살던 동네로 돌아왔다. 피해 아동이 사는 동네이기도 하다. 최씨도 피해 아동이 근처에 살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그는 “걔(피해 아동) 근처로 가면 보호관찰서에서 전화가 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모씨는 “지금 생각하면 (피해 아동을) 죽여버리고 싶다”고 말했다.
성범죄자 신상 공개 사이트인 ‘성범죄자 알림e’에 허위 정보를 등록한 이도 있었다. 13세 미만 아동을 7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김모씨는 사이트에 허위 거주지를 등록하고도 당당했다. 그는 “내가 다른 데로 이사를 해야 하는데 주소지 신고를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이렇게 됐다”며 “내가 딸을 키우고 하는데 정보가 공개되지 않나. 그래서 (그랬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출소한 성범죄자의 관리 문제를 지적했다. 권일용 동국대 교수는 전자발찌 등의 수단은 시간이 지날수록 억제력이 떨어진다며 다른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수정 경기대 교수 역시 “조두순과 유사한 아동성범죄 사건은 많았고, 앞으로도 많을 것이다”라며 “(아동 성범죄자가) 자기 살던 데로 다시 돌아가는 걸 허용하는 나라는 사실 별로 없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영미권 국가는 성범죄자를 정신질환자 수준에서 생각한다. 그래서 지속적인 치료가 이뤄지고, 보호수용을 부정기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방송 내용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을 통해 퍼지며 더욱 큰 분노를 낳고 있다. 누리꾼들은 “반성한다는 말은 다 개뿔이다” “진짜 토나온다” “역겹다” “재발 가능성 100%다. 사회에 풀어놔도 되는 거냐”며 분개했다.
박수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