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못 버틴 화웨이, 결국 중저가폰 ‘아너’ 매각 추진

입력 2020-11-11 10:37 수정 2020-11-11 10:42

미국의 제재로 반도체 수급이 어려워진 화웨이가 결국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Honor)’ 매각을 추진한다.

로이터통신은 10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화웨이가 아너 사업 부문을 중국의 정보기술 서비스 회사인 디지털 차이나 그룹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1000억 위안(약 16조8000억원)에 매각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컨소시엄에는 중국 선전시 정부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브랜드, 연구·개발(R&D), 공급망 관리를 포함한 아너의 자산 일체를 한꺼번에 매각한다. 아너의 경영진과 8000명가량 되는 인력도 모두 승계하는 조건이다.

화웨이는 아너 매각과 관련한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아너는 화웨이의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로 화웨이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급성장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해왔다.

아너의 중저가 스마트폰은 평균 150∼220달러 수준에 팔려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화웨이가 아너를 매각키로 한 것은 미국의 제재 상황에서 선택할 수밖에 없는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양보다 질에 집중하는 방향이 낫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중저가 브랜드인 아너를 포기하는 대신 프리미엄 라인업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시장조사 기관인 카날리스의 모자 애널리스트는 SCMP에 “화웨이는 반도체 공급 부족 때문에 제한된 수의 스마트폰을 팔아야 한다면 아너가 아니라 화웨이 브랜드를 우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