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스타’ 백일섭 “MBC, 나 모셔가려고 수표 다발”

입력 2020-11-11 10:23 수정 2020-11-11 10:27

원로배우 백일섭(77)이 과거 KBS에서 MBC로 거액의 계약료를 받고 이적한 일화를 공개해 화제가 됐다.

10일 방송된 MBC 에브리원 ‘비디오스타’는 배우 백일섭, 박정수, 김세환, 이계인, 금잔디가 출연해 ‘백일섭 잔치’ 특집으로 꾸며졌다.

MC들은 1965년 KBS 공채 5기 백일섭을 두고 “MBC 드라마 개국 공신이라고 하더라”고 물었다.

백일섭은 “내가 MBC 개국 공신이었다”며 007작전을 방불케 한 방송사 이적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백일섭은 “1969년 MBC 개국 당시 ‘태양의 연인들’에 출연했다. 스카우트가 됐다”고 말했고 MC들은 “이적료가 어마어마했다고 하더라. 이제는 말할 수 있지 않나”라고 질문했다.

백일섭은 “당시 TBC로 이적을 준비하던 중 의문의 높은 분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TBC 관계자와의 미팅 전날 MBC 관계자를 만나 얼떨결에 사인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백일섭은 “처음 계약할 때는 봉투를 보지도 않고 사인부터 했다”고 전했다. 나중에 봉투를 봤더니 만원짜리 수표가 들어 있었다고 전했다. 김숙은 “당시에 서로 선생님을 모셔가려고 방송사들이 전쟁했던 거다”라고 말했다.

1969년 7월 기준 일반직 공무원의 초임 월급은 1만2520원이었고 현재 2020년 일반직 9급 공무원의 초임 월급은 164만2800원이다. 박소현이 만원짜리가 몇 장이나 들어 있냐며 10장이냐고 묻자 백일섭은 당당하게 50장이라고 밝혔다. 이에 김숙은 “계산이 딱 나왔다. 20억원 정도”라고 말해 모두에게 놀라움을 안겼다.

MBC로 이적한 백일섭은 다수의 작품에 캐스팅되며 나날이 인기가 치솟았다. 이후 백일섭은 “‘내가 최고’라는 자만심에 빠져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은 채 꼬장을 부리는 배우가 됐다”며 “결국 몇 년 후 배역이 들어오지 않아 MBC를 떠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준비 없이 스타가 된 젊은 배우의 시행착오였다”며 반성하는 모습도 보였다.

백일섭은 인생 작품으로 MBC 드라마 ‘아들과 딸’을 꼽으며 ‘홍도야 우지마라’를 열창했던 장면을 연기 인생 최고의 명장면이라 밝혔다.

송다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