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자체 제작한 칩셋을 탑재한 맥북을 마침내 공개했다. 아이폰, 아이패드에 이어 맥까지 자체 설계 칩셋을 탑재하면서 애플은 자체 생태계를 더욱 공고히 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애플은 10일(현지시간) 행사를 열고 자체 제작한 M1 칩셋이 탑재된 맥북 에어, 맥북 프로(13인치), 맥미니 등 3개의 신제품을 공개했다.
애플은 M1이 지금까지 애플이 설계한 칩셋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모바일 기기뿐만 아니라 노트북에서도 인텔 등 기존 CPU를 능가하는 성능을 낸다는 것이다.
M1은 기존 CPU보다 최대 3.5배 속도, 기존 GPU보다 최대 6배 빠르고 머신러닝(ML) 성능은 최대 15배 뛰어나다. 배터리 사용 시간도 최대 2배 길다.
M1은 160억개의 트랜지스터가 탑재돼 있으며 8코어(고성능 4코어, 고효율 4코어) CPU, 8코어 GPU, 16코어 뉴럴 엔진, 향상된 ISP, 2개의 USB 4/선더볼트 지원 등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M1은 아이폰에 탑재된 A14 바이오닉과 마찬가지로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의 설계를 기반으로 한다는 장점이 있다.
같은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아이폰, 아이패드용 앱을 M1이 탑재된 맥북에서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M1 칩셋이 탑재된 3개의 신제품은 최근 몇 년 중에 애플의 가장 대담한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애플과 맥에게 진정으로 역사적인 날”이라고 강조했다.
애플은 그동안 뛰어난 칩셋 설계 능력을 바탕으로 아이폰, 아이패드 등에 자체 제작한 A시리즈 칩셋을 탑재해왔다.
애플 칩셋 성능이 점점 좋아진 반면 기존에 맥에 사용하던 인텔 칩셋 성능은 정체하면서 애플은 맥에도 자체 설계한 칩셋을 쓰겠다고 선언했다. M1이 첫 번째 결과물이다. 애플은 향후 2년 내로 모든 맥에 M시리즈 칩셋을 쓸 예정이다.
이날 공개된 새로운 맥북 에어는 기존 맥북 에어보다 CPU 성능 최대 3.5배, CPU 성능 최대 5배, ML 성능 최대 9배 등의 성능 향상이 있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15시간 인터넷 서핑을 할 수 있다. 국내 출시 가격은 129만원부터이며 출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13인치 맥북 프로는 최대 2.8배 빠른 CPU, 5배 빠른 GPU, 11배 빠른 ML 등의 성능을 갖췄다. 최대 17시간 사용이 가능하다. 국내 가격은 169만원부터이며 출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M1 칩셋을 탑재한 맥북은 기존 프로그램과는 호환성이 떨어질 수 있다. 맥북에 윈도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프로그램 등이 작동하지 않을 수 있어서 지원프로그램을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한편, 애플은 새로운 맥OS ‘빅 서(Big sur)’를 13일 출시할 예정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