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과학 영화나 상상으로만 존재했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현실이 된다. 서울시는 여의도 하늘에 미래 교통수단인 ‘유인용 드론택시’를 띄운다. 국내 최초로 사람이 탈 수 있는 드론택시 기체가 실제 하늘을 비행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국토교통부와 11일 오전 10시 ‘도시, 하늘을 열다’라는 부제로 도심항공교통 서울실증 행사를 공동 개최하고, 드론택시 비행실증에 나선다고 밝혔다. 실증에는 2인승급 드론기체 1대가 투입되며 해발 50m 상공에서 여의도 한강공원, 서강대교, 밤섬, 마포대교 일대 1.8km를 두 바퀴 돌며 약 7분간 비행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비행장이 있었던 여의도에서 비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
이번 비행실증에 투입되는 기체는 중국 이항社의 2인승급 기체(EH216)다. 드론택시용 기체(eVTOL)는 전기동력(친환경), 분산추진(저소음·안전), 수직이착륙(도심공간활용)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번 실증행사에서는 현대자동차, 한화시스템즈 등 7개 국내외 업체와 대학 등이 참여해 드론택시용 개발기체 모형 전시도 개최한다.
현대자동차에서는 올해 초 CES에서 우버社와 협력해 개발 중인 기체 모형을 전시한 바 있으며 2028년까지 8인승 드론택시 기체를 제작해 상용화할 예정이다. 한화시스템즈는 미국에서 오버에어社에 2500만 달러를 투자해 기체를 개발하고 있다. 국내업체로는 볼트라인, 드론월드 등에서 자체기술로 개발 중인 기체의 비행장면을 원격으로 중계한다. 미국 리프트 에어크래프트社는 1인승급 기체(헥사)를 전시하고 레저·응급구조 등 eVTOL 기술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선보인다.
국토부가 정부의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로드맵’의 후속조치로 항공안전법 등 제도적 기반을 정비하고, 서울시가 드론택시 등 인프라를 구축해 유인용 드론택시를 서울 하늘에 띄울 수 있게 됐다. 하늘을 이동통로로 활용하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는 높은 인구밀도와 고질적 교통 체증으로 지상교통의 한계를 맞은 대도시의 교통난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 드론택시 비행실증으로 하늘을 이동통로로 활용하는 도심항공교통 분야를 선도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번 비행실증에 투입한 드론택시 기체를 활용해 내년에는 서울은 물론 타 지자체에서 추가 비행시연을 실시, 도심항공교통에 대한 관심을 전국으로 확산시켜 나갈 예정이다. 또 항공분야 대학 및 민간기관과 MOU를 체결해 UAM 분야 학위과정을 개설하는 등 조종·정비 분야 전문인력 양성에도 나선다. 서울시는 드론택시 기체를 전문인력 양성에 활용하고, 향후 국토부 인증을 거쳐 소방용 항공기로 활용해 UAM이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시대를 열어갈 계획이다.
국토부는 이번 서울실증 준비 과정에서 드론택시 기체 안전성 검토기준을 마련하고 인증경험을 축적하는 성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로드맵에 따라 국내 기업들에게 eVTOL 등 신기술이 적용된 드론택시 기체의 비행기회를 계속 제공하고 상용화를 위한 합리적인 제도를 조속히 마련하는 등 국내산업 육성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