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근대사 이야기를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초량교회 어린이들의 1933년 8월 3일 여름성경학교 기념사진이다. 윌리엄 베어드 선교사가 1892년 부산 영선현 설립한 이 교회는 3·1 독립운동과 신사참배 거부로 정덕생 목사(초량교회 2대 목사) 등 수많은 성도가 평북 중강진까지 끌려가 고초를 당했다. 이어 3대 목사로 부임한 주기철 목사는 신사참배 거부로 평양형무소에 투옥되고 끝내 순교한다. 그의 신사참배 거부에 당시 왜인이 경영하던 부산일보는 “완미한 양귀, 끝내 신사참배 거부”라는 사설로 공격한다.
3년 뒤 초량교회에 도산 안창호 선생이 독립자금 마련을 위해 방문, 기념사진을 찍는데 함께 찍은 아이들도 있었을 것이다.
전정희 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