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11일 내년 초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 총리가 대권에 도전한다면 이낙연-이재명 양강 구도에 더해 여권 내 치열한 수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는 전날(10일) 광주KBS 특별대담에 출연해 대권 도전 의사를 묻는 질문에 “지금 저의 책무가 무겁고 그 일을 제대로 감당하기에도 바쁘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 3월에 어떤 말을 할 시간이 다가올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그때 보시죠”라고 답했다. 이를 두고 정 총리가 대권 도전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실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여권에서는 연말·연초 순차적으로 개각이 이뤄질 가능성과 맞물려 내년 4월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 직후 차기 대선 레이스에 시동이 걸리는 정치 스케줄에 따라 정 총리의 2월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내년 3월이면 정 총리도 대권과 관련해 결단을 내려야 하는 시기라는 점에서 정 총리의 답변에 더욱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는 최근 대권을 의식한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 총리는 지난 9일 삼청동 총리공관에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을 초청해 만찬을 가졌다. 협치를 당부하기 위한 자리였다.
최근 정 총리는 호남과 영남을 차례로 방문하기도 했다. 지난 3일 광주에서 열린 ‘제91주년 학생독립운동 기념식’에 참석했고, 지난달 16일에는 부산을 찾아 김해신공항과 관련해 “부·울·경 800만 시·도민들의 간절한 여망이 외면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또 지난 7일 포항에선 “나는 포항의 사위”라고 강조했다. 여권 내부에선 “정 총리가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얘기도 나온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