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백악관, 10명 남짓 이너서클 주도… 내각엔 공화당 인사도

입력 2020-11-10 18:11 수정 2020-11-10 18:17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오래 전부터 10명 남짓한 ‘이너 서클’의 보좌를 받으며 정치 활동을 전개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백악관 참모진으로서 국정 운영에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핵심 그룹의 주변으로 민주당 내 진보 세력부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었던 공화당 인사들까지 두루 포진하는 행정부가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번 주말쯤 백악관 참모진 인사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NBC방송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이든 당선인 측근 그룹의 ‘실세’인 론 클레인 전 부통령 비서실장이 바이든 행정부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에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그는 바이든 당선인의 첫 부통령 비서실장이었다. 2014년에는 일명 ‘에볼라 차르’로 불리는 에볼라 대응 총괄 조정관을 맡은 경험도 있어 코로나19 대응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역시 바이든 부통령실 비서실장 경력이 있는 스티브 리체티와 브루스 리드도 백악관 비서실장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들은 비서실장이 아니더라도 백악관 내에서 비중 있는 직책을 맡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바이든 행정부의 ‘얼굴’이 될 백악관 대변인에는 케이트 베딩필드 바이든 캠프 부본부장이 거론된다. 그는 다른 참모들보다 비교적 늦은 2015년 바이든 부통령실에 합류했지만 금세 바이든 당선인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너 서클’ 중심인 백악관과 달리, 내각은 다양한 배경의 인사들이 고루 영입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경선 주자였던 엘리자베스 워런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피트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시장은 각각 재무장관과 노동장관, 보훈장관 후보로 거론된다.

공화당 소속 인사가 장관급으로 바이든 행정부에 합류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특히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대하며 바이든 당선인 지지를 선언했던 인사들에게 관심이 쏠린다.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부인으로 공화당 내 반(反)트럼프 세력을 대표했던 신디 매케인 상원의원은 바이든 당선인 인수위원회에서 활동 중이다. 매케인 의원은 ABC방송 인터뷰에서 “훌륭한 공화당원이 차기 행정부에 합류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차기 행정부는 모두를 포용할 것이며 공화당원에게도 역할이 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외교안보 정책은 ‘이너 서클’이 강력한 주도권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당선인의 외교안보 분야 최측근 참모진으로는 토니 블링큰 전 국무부 부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에이브릴 헤인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 줄리 스미스 전 부통령 국가안보 부보좌관, 브라이언 매키언 전 국방부 수석부차관 등이 있다. 이들 대부분 바이든 당선인이 상원 외교위원장과 부통령을 지내던 시절부터 호흡을 맞춰온 인사들이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부티지지 전 시장은 사석에서 유엔 주재 미국대사로 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하지만 ‘이너 서클’ 인사들이 미국 외교정책의 핵심 보직 중 하나인 유엔 대사직을 그에게 내줄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마이크 도닐런 바이든 캠프 최고 전략가와 바이든 당선인의 여동생 발레리 바이든 오웬스는 차기 행정부에서 공식 직책을 맡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들은 바이든 당선인의 정계 입문 초기부터 동고동락한 사람들이어서 물밑 조언자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