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46·수감 중)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검사 출신 전관 변호사를 통해 현직 검사를 술접대했다고 지목한 날짜를 공개했다. 그러나 정확한 접대일은 특정하지 못한 채 지난해 7월 중 가능성이 높은 두 날짜를 지목해 그의 ‘현직 검사 로비’ 주장에 대한 진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술자리를 주선한 인물로 지목된 이모 변호사는 검사 술접대는 없었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입장문에서 제기한 의혹들을 소상히 밝히겠다며 국회 청문회까지 자청했다.
김 전 회장은 10일 변호인을 통해 배포한 입장문에서 “검찰 조사에서 현직 검사를 접대한 날로 2019년 7월 12일과 18일을 지목했다”고 밝혔다. 접대가 이뤄진 하루를 특정하지 못하고, 유력한 두 날짜를 지목한 것이다. 김 전 회장이 접대 장소였던 F룸살롱을 자주 이용했던 탓에 접대가 이뤄진 하루를 정확히 지목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포렌식 결과 이 변호사와의 카카오톡 대화내용도 삭제돼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김 전 회장 측은 이 변호사와의 대화내용만 봐도 날짜를 특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었다.
결국 김 전 회장 측은 검찰이 제시한 관련자들의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 및 통화기록을 토대로 유력한 날짜를 추려 나가는 방식을 쓸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휴대전화에 남아 있던 술값 계산서에 찍힌 날짜와 이 변호사, 술집 종업원,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 등과의 통화기록을 대조하는 식이다.
김 전 회장 측은 “예를 들어 지목한 날짜 중 하나는 22시59분25초에 이 변호사가 김 전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4초간 통화했고, 23시18분52초와 23시19분21초에 김 전 회장이 술집 종업원에게 두 차례 통화를 했다”며 “이 변호사가 ‘지금 (검사들이 있는) 방으로 건너와도 된다’는 연락을 하고, 김 전 회장은 술집 종업원에게 ‘이 방을 특별히 신경써 달라’고 연락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전 회장 측이 여전히 술접대가 이뤄진 날을 정확히 특정하지 못하면서 그의 주장에 대한 신빙성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 변호사는 “현직 검사를 소개받는 중요한 자리였다면 날짜를 기억하지 못할 리가 없다”고 반박해 왔다. 또 술접대 날짜가 특정된다 하더라도 검사 동석 여부를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김 전 회장과 가진 술자리에는 현직 검사가 아닌 검사 출신 변호사들이 함께 있었다는 게 이 변호사의 일관된 입장이다. 이 변호사는 “검사와의 술자리는 없었다”며 “(지목한 날짜의 동선 등에 대해서는) 검찰 조사에서 밝히겠다”고 말했다.
주장의 신빙성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자 김 전 회장 측은 국회에서 청문회를 열어주면 그동안 입장문 등에서 제기한 의혹에 대해 직접 설명하고 싶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여론전을 펼치겠다는 취지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우진 정현수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