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 여성이 뉴질랜드 미인대회에서 처음으로 ‘미스 뉴질랜드’에 등극했다
9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필리핀 출신의 아리엘 케일(26)이 지난달 12일 미인대회 ‘미스 국제 뉴질랜드’에서 최고의 미인으로 뽑혔다고 보도했다. 뉴질랜드 미인대회에서 성전환 여성이 우승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질랜드를 대표해 내년 국제 미인대회에도 출전하게 된 케일은 왕관을 쓴 후 “오랫동안 소망했던 나의 꿈”이라며 감격스러워 했다. 그는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며 학위 과정을 밟고 있다.
어린 시절을 ‘앤드루’라는 이름으로 보낸 그는 보수적인 가톨릭 가정에서 성전환 수술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가 가족들이 반대하자 집을 떠났다. 이후 태국으로 건너가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아리엘은 “성 전환 수술 이후 삶이 크게 흔들렸지만, 남자로 편하게 사는 것보다 지옥에서라도 여자로 살고 싶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이제 케일은 가족의 지지를 받고 있다. 완고하게 성전환 수술을 반대했던 아버지도 이제는 케일을 “자랑스러운 나의 딸”이라고 부른다. 케일이 미인대회를 준비하는 동안 가장 가까이서 도움을 받은 사람도 아버지다.
케일은 데일리메일을 통해 사람들이 성전환 여성을 존중해줬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케일은 “아무것도 당신의 일상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 친절하고, 사랑하고, 지지한다고 해서 아무것도 잃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케일은 또 자신처럼 성 정체성으로 혼란스러워 하는 사람들에게 “계속 싸우라. 사람들은 이상하게 볼 수 있지만 거울 속의 나는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여성”이라고 말했다.
성전환 여성이 세계 미인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2018년 미스 스페인’에서는 성전환 여성인 안젤라 마리아 카마초가 우승한 바 있다. 캐나다에서도 2012년부터 성전환자의 미인대회 출전을 허용하고 있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