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성인용품점과 화장장이 영업 중인 허름한 지역의 공터에서 기자회견을 연 것을 두고 체면을 구겼다는 보도가 줄을 이었다. 장소가 애초 트럼프 대통령이 알렸던 특급 호텔이 아니라 작은 조경업체 공터였기 때문이다.
영국 가디언지는 9일(현지시간) 트럼프가 성인용품점과 화장장 옆에 위치한 필라델피아의 작은 조경업체 공터에서 부정선거 소송을 다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지에 따르면 앞서 7일 오전 9시35분 트럼프는 원래 ‘오전 11시 필라델피아 포시즌스 호텔에서 변호인단 기자회견’이라고 적힌 트윗을 올렸으나,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글을 지우고 ‘오늘 대규모 기자회견이 필라델피아 포시즌스 토털 랜드스케이핑에서 열린다. 오전 11시 30분!’이라고 수정했다.
‘포시즌스 토털 랜드스케이핑’은 필라델피아 외곽에 있는 현지 조경업체의 이름으로, 번역하면 ‘포시즌스 종합 조경업체’ 정도가 된다. 이곳에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 등이 나와 부정선거 의혹을 주장했다. 외신은 기자회견장 인근 풍경을 찍은 트윗들을 인용하며 기자회견장이 몹시 초라했다고 전했다.
대통령 기자회견이 이런 변두리 공터에서 열린 이유가 보좌진의 실수일 거라는 추측도 있었지만 트럼프의 착각이 빚은 해프닝이라는 해석이 더 설득력 높다는 게 미국 언론의 분석이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와 선거 고문인 코리 루언다우스키는 바이든의 승리 축하연이 열릴 도시 중심부보다는 외곽의 한적한 장소가 더 나을 것이라고 판단해 장소를 예약했는데 트럼프가 ‘포시즌스’라는 단어만 보고 착각했다는 것이다.
논란이 되자 포시즌스 호텔 필라델피아 측은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 기자회견은 호텔과 아무 관련 없는 곳에서 열린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포시즌스 필라델피아에서 열리지 않음을 확인한다”고 알렸다.
실제 기자회견이 열린 포시즌스 토털 랜드스케이핑 측도 페이스북을 통해 입장을 냈다. 업체는 “우리 회사에 지지를 표해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우리는 부정적인 댓글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한다”며 “그러나 심한 판단을 내리신 여러분의 의견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우리는 어떤 대통령 후보가 행사를 열었어도 기쁘게 장소를 제공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나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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