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황제 복무’ 의혹으로 논란을 빚은 최영 전 나이스그룹 부회장이 아들 부대 부서장에게 수차례 식사를 대접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 전 부회장은 지난 6월 논란이 일자 부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공군본부 보통검찰부는 10일 “3여단 병사 특혜복무 의혹과 관련해 소속 부서장(A소령)이 해당 병사(최모 병장, 최영 전 부회장 아들)의 부친으로부터 4차례에 걸쳐 총 80여만원의 식사대접을 받은 것을 확인하고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해 정식 기소했다”고 밝혔다.
당초 공군 군사경찰은 지난 6월 최 병장과 관련된 청와대 국민청원이 제기된 후 빨래·물 배달, 1인 생활관, 샤워실 보수, 특정 부대 배속 등 특혜 의혹이 없었다고 결론 짓고 뇌물 혐의에 대해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이후 공군 검찰이 추가로 수사한 결과 뇌물성 식사 대접이 있었던 사실이 확인됐다.
부서장인 소령 외에 다른 간부들도 서울 강남 호텔 레스토랑 등지에서 식사 대접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C준위와 D중사는 최 전 부회장과 A소령 간 식사 4회 중 2회 동석해 40여만원 상당 식사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과정에서 A소령과 D중사는 증거 인멸 시도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군사경찰 수사 중 휴대전화 임의제출을 요구받자 증거인멸을 목적으로 휴대전화를 훼손했다.
공군 검찰은 아들을 잘 봐달라며 식사를 대접한 최 전 부회장에 대해서도 관할 민간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아들 최모 병장은 세탁물 반출과 관련해 ‘군용물 무단 반출’로 징계 의뢰됐다.
서울 금천구 공군부대에서 복무한 최 부회장 아들은 같은 부대 간부인 부사관에게 빨래와 음용수 배달을 시키고 1인실 생활관을 쓰는 등 여러 특혜를 누린다는 의혹을 받았다.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해당 병사의 아버지가 모 대기업 회장이라는 얘기가 돌았다”며 “특혜를 준 것도, 이를 묵인 방조한 것도 모두 부모의 재력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는 내용의 폭로가 올라왔다.
게시글에는 “해당 병사가 매주 토요일 아침에 빨래를 부대 밖으로 반출해서 가족 비서에게 세탁을 해오게 하고 빨래와 음용수를 받아오는 과정에 부사관을 사역시키더라” “해당 병사는 생활관원들과의 불화를 이유로 1인실 황제 생활관을 쓰고 있다고 한다. 군 생활을 20년 동안 하면서 생활관을 혼자 쓰는 건 처음 본다”는 내용이 담겨 공분이 일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