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안방서 ‘반짝’ 1위 삼성폰, 4분기는?

입력 2020-11-10 16:30
모델이 삼성 갤럭시 S20 FE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국내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미국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텃밭에서 3년 만에 정상에 올랐고, LG전자 역시 점유율을 꾸준히 끌어올리며 3위 자리를 지켰다. 다만 4분기에는 아이폰12를 출시한 애플이 다시 선두 자리를 꿰찰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0일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33.7%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삼성이 북미시장에서 애플을 앞지른 것은 2017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애플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예년보다 새 아이폰 출시가 한 달가량 늦춰지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출하량은 104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 증가했다. 플래그십 제품인 갤럭시노트20과 갤럭시Z폴드2 등 전략 스마트폰이 애플의 신제품 공백 기간 선전했고, 갤럭시S20 FE와 A시리즈 등 보급형 제품 판매량도 크게 늘면서 1위 차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LG K92 5G 제품 이미지. LG전자 제공


LG전자도 다양한 실속형 제품으로 3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지난해 4분기 9.9%까지 떨어졌던 점유율은 3분기 14.7%로 다시 회복됐다. 중저가 라인업인 K 시리즈와 펜을 장착한 ‘LG 스타일로’가 점유율을 끌어올린 일등공신이었고, 플래그십 LG윙과 벨벳도 선전했다.

애플은 30.2% 점유율을 보이며 2위로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 이상 떨어진 수치로, 출하량도 930만대에 그쳤다. 그동안 9월에 신제품을 내놓던 애플은 올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신제품 출시가 한 달 이상 연기됐다.

하지만 아이폰12이 출시와 동시에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어 다시 1위 자리는 애플이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는다. 아이폰12 시리즈는 사전예약 첫날에만 200만대가량 팔려나가며 전작 대비 2배가 넘는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 점유율은 47.9%였다.

한편 북미 스마트폰 시장은 코로나19 충격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3분기 북미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337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9% 줄었지만 감소폭이 크게 줄었다. 4분기는 스마트폰 최대 성수기로 지난해 수준을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상점들이 문을 닫으면서 오프라인 구매 대신 온라인 주문량이 전체 매출의 20%를 넘어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0FE의 메모리 상향제품 출시 등 현지 라인업 다변화로 애플에 맞설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역시 첫 실속형 5G 제품인 K92를 앞세워 5G 시장 공략에 나선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 소비자들이 점점 고가의 주력 제품보다는 가성비가 좋은 스마트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면서 “디자인도 좋고, 저렴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춘 국내 업체의 스마트폰이 당분간 높은 점유율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