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과 GS홈쇼핑이 합병한다. 합병이 최종 성사되면 자산규모 9조원, 연간 취급액 15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유통기업이 탄생한다. 롯데, 신세계에 이어 선두그룹에 진입하게 되는 것이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 이사회는 10일 오전 합병 안건을 출석이사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와 내년 5월 예정된 양사 주주총회 등을 거쳐 2021년 7월까지 합병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합병 후 존속법인은 GS리테일이며, 합병비율은 1대 4.22주로 GS홈쇼핑 주식 1주 당 GS리테일의 신주 4.22주가 배정된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이번 합병 결정은 오프라인 유통에 강점을 가진 GS리테일과 온라인 모바일 커머스에 강점을 가진 GS홈쇼핑의 결합으로 유통시장의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두 회사는 무엇보다 온·오프라인 간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GS25와 GS더프레시 등을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전국 1만5000개 이상 점포망을 보유하고 있고, GS홈쇼핑은 3000만에 가까운 TV홈쇼핑 시청가구와 1800만명 이상 사용하는 모바일 쇼핑앱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유통업계에서 자산 규모로는 롯데쇼핑(33조원), 연간 매출액은 이마트(19조원), 거래액은 네이버쇼핑과 쿠팡(17조~20조원) 등이 선두권으로 거론된다.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투자 여력이 충분한 GS리테일도 이번 합병을 통해 선두권 진입을 노려볼 만하다는 전망이다.
합병법인 시너지는 고객 확보와 상품 다양성 확보라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GS리테일은 1400만명, GS홈쇼핑은 1800만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중복 고객을 제외해도 고객 기반이 약 2600만명 정도로 커진다고 보고 있다.
합병법인 GS리테일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는 온·오프라인 통합 커머스 플랫폼’을 목표로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합하고, 충성도 높은 고객 확보와 상품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2025년에는 취급액 25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모바일을 중심으로 채널 통합에 집중해 현재 2조8000억원 규모인 모바일 커머스 취급액을 7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올해 연간 취급액이 15조원으로 예상되는데 목표대로라면 연평균 10% 이상 성장해야 한다.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은 “두 회사는 밸류 넘버원이라는 GS의 가치를 공유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왔다. 어느 때 보다 경영환경이 불확실하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시기, 두 회사의 사업역량을 한데 모아 더 큰 고객 가치를 만드는 일에 함께 매진하자”고 포부를 밝혔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