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일가족 사망’ 생존자 현장서 2시간 방치됐었다

입력 2020-11-10 16:15
뉴시스

전북 익산에서 발생한 일가족 사망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인 남편이 소방당국 착오로 2시간 동안 집 안에 방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에 나간 구급대원들은 남편이 사망한 것으로 오인해 철수했다가 뒤이어 출동한 경찰 요청으로 병원에 다시 이송했다.

10일 전북도 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소방당국은 지난 6일 오후 5시33분쯤 구급 신고를 받고 일가족 사망 사건이 발생한 익산시 모현동 한 아파트로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들은 오후 5시 37분쯤 A씨(43)와 그의 아내(43), 중학생 아들(14), 초등학생 딸(10) 등 4명의 상태를 확인한 뒤, 모두 숨진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A씨는 당시 생존한 상태였다.

구급대원에 이어 출동한 경찰 과학수사대는 A씨의 생존 반응을 확인하고 소방당국에 재차 이송을 요청했다.

현장에 다시 온 구급대원들이 A씨를 병원으로 옮긴 시각은 이날 오후 7시 36분쯤으로 최초 현장에 출동한 시각보다 2시간 이상 환자 이송이 지연됐다.

소방당국은 A씨를 발견했을 당시 출혈이 심했고 맥박이 없어 이미 숨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당시 현장 보고서를 보면 방 안에 혈흔이 낭자했고 (A씨) 몸 여러 군데 흉기에 찔린 상처가 있었다고 나온다”며 “구급대원이 경동맥을 짚었는데 맥박이 뛰지 않아 숨진 것으로 보고 현장을 나왔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일가족 중 유일한 생존자인 A씨에 대해 아내와 자녀 2명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A씨가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건강이 호전됨에 따라 이날 오후부터 구체적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