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와 중구가 지역 내 삼성 관련 시설을 연계한 관광거리 조성에 나서고 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별세 후 높아진 지역 내 삼성에 대한 관심이 기초단체들이 관광 개발에 나서는 이유다.
북구는 옛 제일모직 터에 조성된 삼성창조캠퍼스(창조경제혁신센터·사진) 등 지역 내 시설을 잇는 근대산업 관광코스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고성동, 칠성동, 노원동 일대에 있는 삼성창조캠퍼스, 별별상상이야기관, 근대건축물(고성성당, 빌리웍스, 투가든), 한국로봇산업진흥원, 풍국면, 안경박물관을 이어 근대산업 코스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북구는 삼성창조캠퍼스 내 복원 된 삼성상회가 개장을 하면 삼성창조캠퍼스와 중구 인교동에 있는 삼성 창업주 이병철(1910~1987) 회장의 고택(호암고택)을 잇는 관광코스 개발도 검토할 방침이다.
배광식 북구청장은 “북구에도 근현대 산업 근간의 장을 마련한 역사적 장소가 많다”며 “이번 근대산업거리 연계코스 개발이 산업화의 주역세대를 기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구 역시 이미 삼성 관련 테마거리 추진 의사를 밝혔다. 지역주민들 사이에서 호암고택 보존과 관련 테마거리 개발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호암고택은 고(故) 이건희 회장의 아버지인 이병철 전 회장이 1938년부터 1947년까지 살았던 곳으로 1942년 이건희 회장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현재 삼성문화재단이 관리 중인데 서성지구 주택재개발 정비사업구역에 포함돼 있다. 중구와 서성지구 재개발추진위원회는 보존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중구는 호암고택 보존·개발을 논의하기 위해 삼성문화재단 측에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구는 호암고택 근처에 있는 삼성그룹의 모태 삼성상회 옛터 개발도 검토 중이다. 부지 소유주인 지역 기업도 개발 의사가 있는 것으로 중구는 파악했다. 호암고택, 삼성상회 옛터, 북구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잇는 테마거리 조성도 고려하고 있다.
지역에서는 중구와 북구가 지역의 자산으로 특색 있는 관광코스를 만드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두 기초단체의 테마관광 주제가 겹쳐 의미가 반감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 어린 시선도 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