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조국흑서’로 불리는 책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출간한 지 두 달 만에 진보의 몰락을 다룬 새 저서를 내놨다. 지난 2월 이후 집권 세력을 둘러싸고 벌어진 일들을 비판적인 시각에서 다뤘다.
10일 출판사 ‘천년의상상’에 따르면 진 전 교수의 저서 ‘진보는 어떻게 몰락하는가’는 11일 출간된다. 올해 1∼7월 그가 한국일보에 연재한 27편의 글을 다듬어 엮은 책이다. 문재인정부를 30가지 키워드로 짚은 책은 ‘진리 이후의 시대’ ‘팬덤의 정치’ ‘광신 공포 혐오’ ‘민주당의 연성독재’ ‘대통령이란 무엇인가’ ‘진보의 몰락’ 등 6개의 소주제로 이루어져 있다. 책은 조 전 장관 의혹에서 시작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사망을 다룬 내용으로 마무리된다.
출판사 측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는 조국 사태부터 올해 2월까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중심에 두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책은 올해 2월 이후 집권 세력에서 일어난 이상한 일들을 파헤친다”고 소개했다.
책을 미리 살펴보면 진 전 교수는 서문에서부터 현 정부와 기득권 세력을 향해 비판의 날을 세운다. 그는 서문에서 “조국 사태로 진보는 파국을 맞았다. 믿었던 정의당마저 그의 임명에 동의했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조용히 탈당계를 내는 것뿐이었다”고 털어놨다.
진 전 교수는 이어 “이미 황우석·심형래·조영남 사건을 거치면서 대중에 맞서 싸우는 일에 신물이 난 상태였다”며 조국사태가 불거질 무렵을 두고 “그때만 해도 싸울 생각은 없었다. 이번엔 대중의 뒤에 권력이 있기에 아예 싸울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그는 “어느 순간 그 광기를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 싸움을 시작하려고 마음먹고 주변부터 정리하기 시작했다”며 학교에 사직서를 내고, 정의당에 탈당계 수리를 요청했다고 적었다.
진 전 교수는 그러면서 “한쪽의 비난이 나를 슬프게 하지도, 다른 쪽의 환호가 나를 기쁘게 하지도 않는다”며 “그저 그 모두 진정이라 우겨 말할 때 홀로 일어나 아니라고 말할 사람이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믿음으로 버틸 뿐”이라고 강조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