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은 줄고, 정부 지출은 늘고…재정적자 108조원 사상 최대

입력 2020-11-10 10:14 수정 2020-11-10 10:24

나라살림 적자가 108조원까지 불어났다. 국가채무도 800조원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구조적으로 세수가 부족한 9월에 4차 추가경정예산 자금이 집행됐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돈은 적게 들어왔는데, 지출은 늘면서 적자 폭이 커졌다.

기획재정부는 10일 ‘월간 재정동향 11월호’를 발표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정부 총수입은 354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조1000억원 감소했다.

세수가 214조7000억원으로 13조4000억원이나 줄어든 여파다. 특히 법인세(-15조8000억원)와 부가가치세(-4조3000억원) 감소폭이 컸다.

반면 정부 총지출은 434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8조8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네 차례나 추경을 편성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9월 통합재정수지는 80조5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 기금의 수지를 뺀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황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08조4000억원까지 불어났다. 이는 매년 1~9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다. 작년 1~9월 적자(57조원)의 거의 배에 달한다.

이 여파로 9월 말 기준 국가채무는 800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년 말(699조원)보다 100조원 넘게 불어난 규모다.

통상 9월은 세수가 줄어드는 달이다. 세금 납부 시기를 보면 소득세가 5·11월, 법인세가 3·8월, 부가가치세가 1·4·7·10월 등이다. 9월에는 주요한 세금이 납부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매년 9월에 관리재정수지가 악화하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4차 추경 집행이 이뤄지며 적자가 늘었다. 소상공인 새희망자금 등 4차 추경 자금을 집행하면서 총지출이 1년 전보다 9조원이나 늘었다.

정부는 재정수지나 국가채무가 예상한 경로로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정부는 4차 추경 편성 당시 올해 연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18조6000억원, 국가채무는 846조9000억원으로 전망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