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화이자 백신 아직 해결안된 문제 있다”

입력 2020-11-10 09:39 수정 2020-11-10 10:18
미국 뉴욕 화이자 본사 로고. 로이터=연합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공동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90% 이상 효능이 있다는 중간 분석 결과가 나오면서 다소 들뜬 분위기다. 하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이번 백신에 여전히 많은 의문점이 남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화이자는 9일(현지시간) 3상 임상시험 참가자 가운데 코로나19에 감염된 94명을 분석한 결과 자사 백신이 코로나19 예방에 90% 이상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결과는 미국과 해외 5개국에서 총 4만3538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3상 시험에서 초기에 발생한 94명의 확진자를 분석한 내용을 토대로 도출됐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임상시험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코로나19 백신을 투여하고, 나머지 그룹에는 플라시보(가짜약)를 투여했다.

그 결과 두 실험군을 통틀어 현재까지 94명의 확진자가 나왔는데 이 중 백신을 접종한 참가자 비중은 10% 미만에 그쳤다. 임상시험에서 나온 확진자의 90% 이상이 플라시보를 투여한 실험군에서 발생했다는 뜻이다.

다만 일부 과학자들은 이 백신이 심각한 질병이나 합병증을 초래하진 않는지, 얼마 기간 동안 감염 예방이 되는지, 고령층에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 것인지 등 많은 의문점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에든버러대 면역감염병학과 엘레노어 라일리 교수는 “백신이 코로나19 감염과 사망을 줄여 일반인들이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하려면 우리 사회의 노약자와 고령자에게 효과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들은 3상 임상시험에 중증환자가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당초 중간 분석 데이터에 최소 5명의 중증환자가 포함돼야 한다고 요구했었지만 최근 이 요구사항을 완화했다.

전문가들은 또 화이자 백신이 코로나19 감염을 완전히 막아주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코로나19 증세를 완화시켜주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영국 워릭대 분자종양학 로렌스 영 교수는 “화이자 백신이 감염 후 전파를 완전히 차단할 수 있는지도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화이자는 백신 안전에 관한 데이터를 점검한 뒤 11월 셋째 주 FDA에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심각한 안전 우려는 관찰되지 않았다고 화이자는 밝혔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