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배를 승복하지 않으면서 ‘불복 소송’을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략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주요 관리들이 잇달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기 때문이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대선 개표 결과에 대한 법적 싸움을 주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부 고문인 데이비드 보시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는 전날 백악관에서 검사받던 도중 양성 진단이 나왔다. 백악관 방문자는 대통령을 만나기 전에 검사를 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코로나19 감염 판정을 받은 뒤 선거 후 전략을 도와달라고 보시에게 요청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보시는 노련한 정치 활동가로, 변호사는 아니지만 대통령 법률팀을 이끌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그는 지난주 애리조나주의 부정선거 의혹을 주장한 공화당 회견에 참석했다.
CNBC 방송에 따르면 한 소식통은 “보시의 감염 진단은 문제”라며 “그가 이끌기로 돼 있던 법적 싸움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도 그가 더는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주택도시개발부의 콜터 베이커 부비서실장은 벤 카슨 장관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이날 밝혔다.
올해 69세인 카슨 장관은 대통령 선거일인 지난 3일 백악관에서 열린 밤 파티에 참석한 트럼프 행정부 몇몇 고위 관리 가운데 한 명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인파로 붐빈 당시 파티 참석자 중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AP에 따르면 카슨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 첫 번째 각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메도스 실장도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미 언론이 지난 6일 보도했다.
메도스 실장도 백악관 야간 파티에 참석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에 따라 대선일 밤 개표를 지켜본 파티 등으로 인해 백악관이 코로나19 감염 확산의 진원지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