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일자리 20만개 늘 때 숙박·음식업 3만명 짐쌌다

입력 2020-11-09 17:12

정부가 세금으로 만든 일자리 사업으로 지난달 공공행정 부문의 고용보험 가입자가 20만명 가까이 급증했다. 하지만 숙박·음식점업 가입자는 약 3만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면 서비스업종 지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고용노동부가 9일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10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는 1432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만4000명(2.6%) 늘었다. 월별 증가 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월(37만6000명) 수준을 거의 회복한 것이다. 정부의 일자리 사업으로 공공행정 부문에서 19만8900명의 가입자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공공행정의 월별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반면 대면 서비스업종의 고용 사정은 달랐다. 지난달 숙박업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전년 동월보다 7300명 줄었고 음식점업에서는 가입자 2만1200명이 빠져나갔다. 지난달 12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에서 1단계로 내려갔지만 숙박·음식점업 등의 고용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한 8월(8000명)보다 감소 폭이 3배 가까이 늘었다. 운수업, 사업서비스, 예술·스포츠 분야에서도 수천명대 감소가 이어졌다. 제조업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지난달 가입자 감소 폭은 4만5000명으로 작년 9월부터 시작해 14개월 연속 줄었다.

올해 실업급여 지급액은 10조원에 육박했다. 11~12월 지급액을 고려하면 총예산 12조9096억원도 안정적인 수준이 아니라는 진단이다.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9946억원)은 6개월 만에 1조원 아래로 떨어졌지만 지난해 10월(6803억원)과 비교하면 46.2% 늘어난 규모다. 권기섭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완화됐지만 숙박·음식업 등 대면 서비스업의 경우 코로나19 재확산 충격이 지속해 아직 고용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실업급여 예산 고갈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