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김대중 전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주고받은 편지 2점이 최초 공개됐다.
9일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은 홈페이지를 통해 1983년 9월 30일 바이든이 상원의원 시절 김 전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와 1984년 2월 27일 김 전 대통령이 바이든에게 보낸 편지 2점을 최초 공개했다.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은 이 사료를 통해 “1980년대 초반 김대중이 망명 투쟁을 할 때 바이든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협력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은 한국의 민주화 운동을 지원하고 김 전 대통령 재임 시기 햇볕 정책을 지지한 인물이다. 자신의 자서전 ‘지켜야 할 약속’에서도 ‘김대중을 존경한다’고 표현했을 정도로 김 전 대통령과 서로 친밀한 관계임을 드러낸 바 있다.
이번에 공개된 편지 2점은 김 전 대통령과 바이든이 1980년대 초중반 친분을 쌓기 시작할 당시 주고받은 편지다.
김대중도서관의 설명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은 1982~1985년 미국 망명 당시 미국 상하원 의원들과 교류하면서 한국 민주화의 필요성과 미국의 대외정책을 주제로 한 자신의 연설문과 기고문을 동봉한 편지를 지속적으로 보냈다.
공개된 바이든 편지는 앞서 보낸 김대중의 편지에 대한 답신이다. 바이든은 답신에서 “이 문제들을 신중히 검토하겠다”면서 “내 도움이 필요하면 주저 말고 연락해달라”고 답변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듬해인 1984년 2월 27일 바이든에게 다시 편지를 보냈다. 편지에는 김 전 대통령이 전두환 정권의 정권 인사 202명에 대한 해금 조치를 ‘긴급한 현안’이라고 비판하면서 이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제안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은 “이번 사료는 김 전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인의 관계가 시작된 1980년대 초중반 시기 두 사람과 관련된 사료의 최초 공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 전 대통령은 서거했지만 김 전 대통령과 오랜 기간 긴밀한 인연을 맺었던 바이든이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기 때문에 향후 대미 외교 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어서 이런 사실을 참조하는 것은 한국 국익 실현에 있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