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확진 5~6월 유행의 2배…국내는 소규모 감염↑”

입력 2020-11-09 15:47
사진=뉴시스

방역당국이 전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규모가 5~6월 유행의 2배로 커졌다며 긴박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우리나라의 발생률은 미국이나 유럽 등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지역사회 소규모 산발적인 발생이 이어지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고 당부했따.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9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질병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전 세계적으로 환자 발생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라며 “미국은 하루에 10만명 이상의 발생이 이어지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30만명 이상의 환자가 매일 발생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발생의 68%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최근 미주, 유럽, 중동 등 해외에서는 대규모 유행이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공개한 지난 8일 기준 누적 확진자는 4957만8590명으로, 누적 사망자 수는 124만5717명이다.

지난 1일간 신규 확진자 수가 44만1696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공식 보고된 전 세계 확진자 수가 5000만명을 넘길 전망이다.

이 단장은 “세계적으로 지난 5월에서 6월 사이 유행의 2배의 발생하는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으로 매우 긴박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요인은 겨울철이 다가오는 북반구의 계절적·지리적 요인 그리고 오랜 방역조치로 지치고 느슨해진 사회 분위기 등 여러 요인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의 코로나19 환자 발생률은 미국·유럽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나 최근 소규모 지역사회 유행이 증가하는 등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지역사회 소규모 집단발생과 확진자 접촉을 통한 산발적 발생이 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이러한 소규모 유행은 감염원 규명이 어렵고 발생 환자 수 대비 조치 범위도 넓어 유행차단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방대본은 이를 위해 병원이나 요양시설 등 취약시설을 중심으로 시행하는 선제적 검사를 확대하고, 특히 환자가 많이 늘어나는 지자체에 대해서는 조기검사와 역학조사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방대본은 날씨가 추워지면서 밀폐된 환경에서 실내 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공간에서 마스크 착용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단장은 “실외에서보다 실내에서 감염이 더 감염위험이 높으며, 특히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공중시설에서는 실내에서의 마스크 착용이 중요하다”며 “사람 간 거리가 밀접하고 밀폐될수록 감염의 위험은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달 25일부터 31일까지 일주일간 국내 인플루엔자(독감) 의심환자는 1000명당 1.9명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년 같은 기간 5.8명보다 3.9명 낮은 것이다. 이는 올해 독감 유행주의보 발령 기준인 외래환자 1000명당 5.8명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 단장은 독감 유행이 예년보다 느리지만, 방역당국은 독감 예방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단장은 “연례적으로 독감 유행이 시작되는 11월 중순이 가까워지고 있다”며 “본격적인 유행이 시작되기 전 독감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