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흰색 정장에 푸시보… 해리스 의상에 담긴 의미

입력 2020-11-09 10:13 수정 2020-11-09 10:20
이하 AFP·EPA·UPI·AP 연합

미국 첫 여성 부통령이자 흑인 부통령으로 선출된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가 ‘승리 선언’ 연설 자리에 입고 나온 흰색 정장이 주목받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8일(현지시간) 해리스의 전날 연설에 대해 “조용한 카타르시스의 순간” “기념비적인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해리스의 의상이 ‘여성 참정권 운동’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흰색은 20세기 초 영국에서 여성 참정권 운동을 벌인 여성들인 ‘서프러제트’를 상징하는 색이다. 영미권 여성 정치인들은 중요 행사 때 흰색 옷을 입고 등장하곤 하는데, 서프러제트가 흰옷을 입었던 데서 유래한 전통이자 ‘드레스 코드’다.



뉴욕타임스(NYT)도 해리스의 흰색 정장 바지와 푸시 보(Pussy Bow·상의 목 둘레에 커다란 리본을 묶는 디자인을 통칭) 블라우스가 지난 수십 년간 여성 인권을 상징하는 의복이었다고 소개했다. 매체는 “흰색 정장은 유리 천장을 깨기 위한 투쟁에 동조하는 의미를 지닌다”며 “푸시 보 블라우스 역시 전문 분야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제복이자 넥타이의 여성 버전”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2016년 전당대회 수락 연설 당시 흰색 정장을 입었었다. 푸시 보 블라우스는 영국 최초의 여성 총리인 마거릿 대처 전 총리의 ‘파워 액세서리’로 유명하다.



해리스는 승리 선언 연설에서 “나는 이 직책(부통령)에 앉는 첫 번째 여성이 되겠지만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며 “오늘 밤을 지켜보는 모든 소녀는 이곳이 가능성의 나라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메이카 출신 아버지와 인도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흑인들의 하버드’로 불리는 명문 하워드대에서 공부했고 2011년 흑인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이 됐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