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부시 전 대통령도 트럼프 ‘손절’…“대선 공정했다”

입력 2020-11-09 10:10 수정 2020-11-09 10:31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미국 46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가운데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결과에 불복 중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대선은 공정했고 결과는 분명하다”고 날을 세웠다.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축하 인사차 바이든 당선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부시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공화당 소속이지만, 대선 결과에 불복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민주당 소속의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인정한 것이다.

부시 전 대통령은 “정치적 차이는 있지만 나는 바이든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안다”며 “(바이든은) 우리나라를 이끌고 통합할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당선인이 7000만표가 넘는 득표를 한 사실을 “놀라운 정치적 성과”라고 말하고 “그들(유권자)은 의사를 표시했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스털링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고 떠나며 지지자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가 트위터에 올린 사진. 바이든 당선인이 '바이든 박사와 바이든 부통령이 이곳에 거주한다'(Dr. & Vice President Biden Live Here)는 문구가 적힌 표지를 들고, 질 여사가 손으로 '부'(Vice)를 가리고 있다. 트위터 캡처

그는 이번 대선의 높은 투표율과 관련해서는 “민주주의 건강성에 대한 긍정적 신호다. 어떤 방식으로 투표하든 유권자의 표는 계산된다”며 “미국 국민은 이번 선거가 근본적으로 공정했으며 진실성은 유지될 것이고 그 결과는 분명하다는 점에 신뢰를 가질 수 있다”고 했다. 우편투표와 개표 과정의 불공정성을 걸고넘어지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시 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당 소속이지만, 애초 껄끄러운 관계로 알려져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 과정에서 밋 롬니(유타) 상원의원, 콜린 파월 전 국무부 장관 등 공화당 출신 거물들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지지를 철회하거나 유보한 바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재검표를 요구하고 법적 소송을 추진할 권리가 있다”며 “해결되지 않은 어떤 문제도 적절히 판단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손녀딸 나오미가 지난 7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바이든이 가족과 포옹하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트위터 캡처

그는 마지막으로 미국 국민을 향해 “우리는 우리 가족과 이웃, 우리나라와 미래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 다음 대통령과 부통령이 중요한 임무를 맡을 준비를 할 때 잘되기를 기원하는 데 동참할 것을 요구한다”며 분열 대신 통합을 향해 나아갈 것을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백악관을 출발해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자신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으로 향했다. 그는 전날에도 이곳에서 골프를 치며 바이든이 승리했다는 소식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