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ator’s Atelier49 개관展 ‘예술가의 연필’ 개최

입력 2020-11-09 09:54

연필로 쓴 육필 원고, 연필을 찍은 사진, 연필로 그린 드로잉, 연필로 그린 건축 설계도, 연필에 관한 단상 등과 함께 연필 관련 책, 전시 참여 예술가들이 수집한 연필들이 전시된다.

오는 11일부터 열리는 <예술가의 연필>전은 Curator’s Atelier49 개관전시로써 <예술가의 오브제> 시리즈 중 첫 번째 전시이다. 예술가에게 연필은 영혼의 짝과 같다. 연필은 작고 사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그려내는 예술의 세계는 넓고도 깊다. 이번 전시는 필기구로서의 기능 뿐 아니라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킨 연필의 의미를 돌아보고자 한다.

<예술가의 연필> 전시에는 김훈의 육필원고와 책 그리고 몽당연필, 빈자의 미학이라는 승효상의 건축적 철학이 시작된 건물인 수졸당의 건축 설계도와 모형, 농사가 자기 몸을 땅에 새기는 일로 보고 부모님이 평생 쓰던 농기구를 연필로 그린 김학량의 드로잉, 일상의 소소한 사물을 검 프린팅(Gum Bichromate Printing)기법으로 독특한 존재감을 부여한 김수강의 연필사진, 수많은 연필 선을 쌓아올려 검은 꽃을 그린 김은주의 회화, 연필로 쓴 한국어 습작과 한국인 연인에게 한 청혼 편지와 사진의 조합을 통해 유럽과 한국의 문화적 차이를 보여주는 Alan Eglinton의 연작 등 30여 점이 전시된다.

컴퓨터로 원고를 쓰고 메모하기보다는 스마트 폰으로 사진을 찍는 시대가 되었다.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종이책의 종말이 예견되었으나 여전히 우리 곁에서 영감을 주고 있다. 연필은 종이책과 더불어 디지털 필기도구와 공존하면서도 소박하게 자신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김도균(사진가), 김수강(사진가), 김은주(화가), 김학량(화가) , 김훈(소설가), 박영택(미술평론가), 승효상(건축가) , Alan Eglinton(사진가), 이예지(목공예가), 차영석(화가) 등이 참여하는 이번 전시는 2021년 2월 22일까지 계속 된다.

김지훈 기자 da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