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대선 패배에 불복한 가운데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승복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현지시각으로 8일 멜라니아 여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선 패배 수용을 얘기하는 이들 중 한 명이라며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복할 때가 왔다고 조언하는 내부그룹의 의견이 커지고 있으며, 멜라니아 여사도 여기에 합류했다고 말했다.
CNN은 멜라니아 여사가 선거에 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비공개적으로는 자신의 의견을 제시해 왔다고 소식통을 인용했다. 이 소식통은 “그녀가 종종 그러는 것처럼 이를 제안해 왔다”고 말했다.
앞서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선거 결과 승복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접촉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쿠슈너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결과 수용을 촉구해 왔다는 점을 다른 이들에게 언급해 왔다고 보도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조카 메리 트럼프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절대 승복하지 않고 새 행정부 출범을 끝까지 방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작고한 트럼프 대통령의 형 프레드 트럼프 주니어의 딸이자 임상심리학자인 메리는 지난 7월 ‘이미 과한데 결코 만족을 모르는’이라는 책을 출간해 트럼프 가문의 어두운 가족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부정 입학 의혹 등을 폭로했다.
메리 트럼프는 같은 날 영국 일간 가디언에 기고한 글에서 “트럼프는 누가 뭐라 하든 승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더 나쁜 상황은 트럼프가 평화적 정권 이양을 보장하는 정상적인 활동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트럼프가 가진 모든 것은 (새 행정부를 겨냥한) 파괴 행위이고, 트럼프는 복수심에 불타서 그렇게 할 것”이라며 “나는 그가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새 대통령 취임까지) 앞으로 두 달 반 동안 무슨 일을 할지 걱정된다”고 한 그는 “트럼프는 새 행정부의 합법성을 인정하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할 것이고, (자신에 대한) 사면안을 통과시키고, 많은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메리 트럼프는 아울러 “트럼프는 이전에 이런 상황을 겪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내부에서) 녹아내릴 것”이라며 “트럼프는 승리하기 위해 도둑질하고 사기를 쳐도 이길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메리 트럼프는 지난 7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 소식에 “미국을 위하여, 여러분 감사하다”며 샴페인으로 축배를 드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낸 성명에서 “이번 선거가 전혀 끝나지 않았다”고 불복하며 소송전 의지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의 글을 트위터에 리트윗하며 여전히 대선 결과에 관한 불만과 불신을 표시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