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으로 사실상 결론이 난 대선 결과를 여전히 부정하고 있다. 이에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우아한 승복’을 설득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CNN은 7일(현지시간) 두 명의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쿠슈너 선임보좌관이 선거 결과 승복을 논의하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갔다”고 보도했다. AP통신도 “사위인 쿠슈너 고문은 ‘선거 방식을 받아들일 수 없더라도 결과에는 승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통상 대선 결과가 뚜렷해지면 패자가 승자에게 전화해 축하인사를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까지 직간접적으로 대화하지 않았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인을 백악관으로 초청하는 관행도 지킬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첫 회동을 하면서 정권인수 작업을 본격화한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2016년 대선 다음 날 트럼프 대통령과 단독 면담을 했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 자신은 물론 그의 측근들도 대선 패배를 쉽사리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 측근은 이 매체에 “어떤 반론이 있더라도 대통령은 재검표, 무효 소송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며 “그렇게 한 뒤에도 결과가 변하지 않아야 이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 측 소식통을 인용해 그가 제기한 소송에서 모두 패소하고 선거 결과를 뒤집을 수 없다는 점이 확실해지면 ‘아름다운 승복’과 평화적 정권 이양을 할 계획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 자녀들도 ‘대선 사기’라는 주장에 적극 동조하고 있다. 장녀 이방카는 지난 6일 “불법적인 표를 세면 안 된다”고 트위터에 적었고,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도 각각 “공화당 의원들이 부정선거 주장에 동조하지 않는다” “공화당은 사기극에 맞서 싸워달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 확정 소식이 들린 7일 오전 11시24분,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치고 있었다고 한다. 라운딩을 마친 그는 오후 4시쯤 백악관으로 돌아갔다. 백악관 주변에 있던 시위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탄 차량을 향해 “넌 해고야” “패배자” 등의 야유를 퍼부으며 조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오후 6시쯤 “개표 현장에 참관인이 들어가지 못했다. 나는 합법적인 7100만표를 얻어 선거에서 이겼다” “합법 투표 7100만표. 현직 대통령으로선 최다 득표!”라는 내용의 트윗을 올렸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