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과거 퍼스트레이디가 된 후에도 대학교수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예고해 미국 최초 ‘일하는 영부인’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7일(현지시간) USA에 따르면 차기 영부인인 질 여사는 박사학위 1개를 포함해 총 4개의 학위를 가지고 있다. 그는 1975년 델라웨어대에서 영어학을 전공한 뒤 고등학교 교사를 시작으로 교육자의 길을 걸어왔다. 교사 시절 대학원에 진학해 영어와 교육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기도 했다.
질 여사는 지난 8월 언론 인터뷰에서 “나는 계속 가르칠 것이다. 나는 선생님이고, 그것이 바로 나”라며 남편이 대통령이 된 후에도 본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그는 남편이 부통령으로 일하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8년간 노스버지니아커뮤니티칼리지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교수로 일했었다.
질 여사가 본업을 유지할 경우 231년 미 역사상 최초로 ‘직장인’ 영부인이 탄생하게 된다. 역대 영부인들을 연구해온 오하이오 대학의 캐서린 젤리슨 교수는 “질 여사는 21세기 퍼스트레이디의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전의 어떤 영부인도 직장 생활과 가정생활을 양립하는 것이 허용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질 여사는 1951년생으로 뉴저지주에서 은행원인 아버지의 딸로 태어났다. 그는 1970년 대학 미식축구 선수 빌 스티븐슨과 결혼했으나 5년 뒤인 1975년 이혼했다. 그해 33세 상원의원이었던 바이든을 만났다. 당시 바이든은 교통사고로 부인과 딸을 잃은 뒤 두 아들을 키우고 있었다. 바이든의 끈질긴 청혼 끝에 두 사람은 1977년 결혼식을 올렸다.
질 여사는 평소 여성이 일, 정치 등 모든 면에서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5년 7월 남편과 함께 방한했을 당시 우리 여성가족부 주최로 열린 한 행사에 서 “테이블에 여성의 자리가 있을 때 우리는 훨씬 더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15살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했을 정도로 독립적인 성격의 소유자인 그는 박사학위 논문 발표 당시 선입견을 피하려 ‘바이든’이라는 성 대신 결혼 전 성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 휴직하고 남편을 열성적으로 도왔지만, 그가 학교를 쉰 것은 1981년 딸 애슐리가 태어난 이래 처음이라고 한다.
질 여사는 교육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입성 후 교육 문제에 팔을 걷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그는 대선 캠프에서 교육 관련 태스크포스(TF)에도 참여한 바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