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즈베레프, 나달 꺾고 결승행…메드베데프와 격돌

입력 2020-11-08 14:53
즈베레프의 모습. AFP연합뉴스

전 여자 친구들의 폭로로 사생활 논란에 휩싸인 알렉산더 즈베레프(7위·독일)가 ‘빅3’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을 잡고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롤렉스 파리 마스터스(총상금 334만3725 유로) 단식 결승에 오르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즈베레프는 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끝난 대회 6일째 단식 준결승에서 나달에 2대 0(6-4 7-5) 승리를 거뒀다.

198㎝의 장신인 즈베레프는 자신의 신체적 능력을 활용한 강력한 서브와 스트로크를 바탕으로 최근 절정의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9월엔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지난달엔 자국인 독일 쾰른에서 열린 두 번의 투어대회에서 모두 정상에 올랐다.

즈베레프의 유일한 문제는 ‘멘털’로 지적돼 왔다.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종종 코트에 테니스 라켓을 집어 던졌고, 심판에 불만 섞인 항의를 계속 하는 등 중요한 무대에서 집중하지 못하고 자멸하는 모습을 보인 적이 많다.

최근엔 사생활 문제까지 논란이 됐다. 교제했던 전여친들이 폭로에 나서면서다. 지난달 전여친 올가 샤리포바(23·러시아)가 자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019년 US오픈을 앞두고 뉴욕의 호텔에서 전 애인이 베개로 목과 얼굴 부위를 압박하고 머리를 벽에 부딪히게 해 생명에 위협을 느꼈다”고 주장했고, 이 전 애인이 즈베레프로 밝혀졌다. 다른 전여친인 독일 출신 모델 브렌다 파티아 역시 지난달 독일 매체를 통해 즈베레프의 아이를 임신했단 사실을 털어놨고,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배가 부른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즈베레프는 논란이 불거진 후 샤리포바 폭행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또 파티아의 임신에 대해선 “아빠로서 역할을 다 할 것”이라 한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번 대회에선 “소셜미디어를 통해 입장을 밝혀 지금 더 이야기할 게 없다”며 “그와의 관계는 끝났고, 나는 테니스 대회에 출전하러 여기 왔다”고 입장을 밝혔다.

즈베레프는 각종 논란과는 별개로 최근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한 나달을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하면서 자신의 물오른 기량만은 입증하고 있는 모양새다. 결승에선 다닐 메드베데프(5위·러시아)를 만난다. 즈베레프가 메드베데프에 역대 전적 5승 1패로 앞서고 있어 이 대회 결승에서도 우세를 보일 가능성이 많다.

한편 이 대회 2회전에 승리하며 ATP 투어 이상급 대회 남자 단식 1000승을 거뒀던 나달은 즈베레프에 발목 잡히며 아쉽게 대회 일정을 모두 마쳤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