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2루수’ 정근우(38)가 프로야구 LG 트윈스에서 이번 시즌을 끝으로 16년간의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
LG는 8일 정근우가 2020 프로야구 정규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고 밝혔다. LG에서 선수 생활을 마치게 된 정근우는 고려대를 졸업하고 2005년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지명으로 SK 와이번스에 합류하며 프로에 입문했다. 2000년대 후반 SK의 왕조 시대를 이끌면서 1982년 황금 멤버(김태균, 이대호, 오승환 등)으로 이름을 알렸다.
2014년에는 자유계약선수(FA)로 한화 이글스에 입단하고 2020년 2차 드래프트로 LG로 이적한 첫해에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게 됐다. 정근우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통산 1747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2, 1,877안타, 121홈런, 722타점, 371도루를 기록했다.
정근우는 정교한 타격과 빠른 발로 정평이 났다. 은퇴 시까지 통산 3할대의 성적을 유지하는 선수는 손에 꼽는다. 거기에 슬러거 포지션이 아닌데도 홈런을 해낼 정도로 파워도 갖췄다.
정근우의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골든글러브 3회(2루수 부문, 2006년, 2009년, 2013년)를 받았다. 특히 2루수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호수비를 할 때마다 많은 팬으로부터 탄성이 나오곤 했다. KBO리그 득점왕 2회(2009년, 2016년)를 수상했다. 특히 KBO리그 최다 기록인 끝내기 안타 16개를 기록한 바 있다. KBO 최초 11년 연속 20도루를 해낸 선수이기도 하다.
국가대표로서의 그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 2009년 WBC 준우승,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5년 WBSC 프리미어 12 우승 등에 기여했다.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 전성기의 중심에는 항상 정근우가 있었다.
정근우는 “지금까지의 선수 생활을 아름답게 잘 마무리할 수 있게 도와주신 구단에 감사하고 그 덕분에 무겁지 않은 마음으로 은퇴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그동안 항상 응원해주시고 아껴주신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앞만 보고 힘들게만 달려와서 당분간 쉬면서 앞으로의 진로를 고민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