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인 안 어울리는 색” 에스티로더 인종차별? 논란

입력 2020-11-08 13:46 수정 2020-11-08 15:34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미국의 유명한 화장품 브랜드 에스티로더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한 지점에서 고객이 온라인 주문한 화장품 색상이 ‘동양인에게 어울리지 않는 색’이라며 임의 변경해 보내서다. 화장품 매장에서 제품을 추천하면서 의견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일방적으로 물건을 바꿔 보내면서 ‘동양인’ 외모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내보인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8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A백화점의 에스티로더 지점은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파운데이션 세트를 주문한 고객에게 “선택한 색상은 동양인에게 어울리지 않는 색”이라며 임의로 다른 색상의 제품을 배송했다.

파운데이션 세트는 파운데이션과 증정 옵션인 파우더 팩트로 구성돼 있는데, 이 중 옵션 상품인 파우더 팩트 상품이 문제였다.

이 지점은 상품과 함께 보낸 쪽지에 “옵션으로 선택하신 쉘 컬러의 매트 파우더는 동양인에게 어울리지 않는 호불호가 분명한 특정 컬러입니다. 직접 컬러를 확인하지 못하는 특성상 동양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컬러로 발송됩니다”고 적었다. 이와 함께 “변경사항이 불만족이라면 반품 처리를 도와드리겠습니다”는 문구도 덧붙였다.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커뮤니티에 게시물을 올린 이용자는 “(임의로 변경한 게)증정 제품인 만큼 품절에 따른 색상변경이었다면 괜찮았겠지만, 그 위에 문구가 너무 인상적이라 구매를 고려하는 사람들은 참고하라고 글을 올린다”고 적었다.

다른 고객들도 같은 일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상품의 판매 페이지에도 같은 내용의 쪽지를 받았다는 후기와 항의 글이 여러 건 올라왔다.

한 고객은 “한국에서 사면 모두 동양인이고 동양인이라면 피부색이 어두울 것이라는 생각은 언제적 인종차별인가요”라는 후기를 올리기도 했다.

반면 에스티로더 측이 일처리를 잘못하긴 했지만 인종차별로까지 볼 일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왔다. 일부 누리꾼들은 “동양인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설명한 것일 뿐” “인종차별보다는 단어선택을 잘못한 거 아니겠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인터넷쇼핑몰 캡처

이에 대해 에스티로더 관계자는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고객들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논란이 커지자 문제가 된 상품을 판매한 백화점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해당 제품의 판매 페이지를 닫았다.

양재영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