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서 7일(현지시간)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 당선이 확정되자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곧바로 다음 시즌 시구자로 그를 초대했다. 마치 당선을 기다렸다는 듯한 초청이다. 여태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은 시구를 하지 않았다.
내셔널스는 바이든의 당선이 확정된 직후인 이날 공식 트위터 계정에 “2021시즌 개막전에 바이든 당선인을 초청한다”고 입장을 냈다. 이어 “현직 대통령에게 내셔널스의 시즌 첫 경기 시구를 맡기는 오랜 전통을 이어갈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이번 초청은 다분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의식한 메시지로도 해석된다. 야후스포츠에 따르면 트럼프는 당선 이래 한 번도 MLB 시구에 나서지 않으면서 이 전통을 무시해왔다. 임기 첫 해인 2017년 시구 계획이 발표됐으나 백악관 측이 돌연 일정을 취소하면서 무산됐다.
트럼프는 올해 초 뉴욕 양키스의 시구 초청을 받아들였다고 스스로 밝혔으나 일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구단은 이를 부인했다. 결국 시구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는 2019년 월드시리즈 5차전을 관전했으나 보안을 이유로 시구는 하지 않았다.
트럼프의 임기는 내년 1월까지이기에 결국 임기가 끝날 때까지 한 번도 MLB 시구를 하지 않은 대통령으로 남을 전망이다. 스스로 야구팬임을 자처해 온 걸 따져보면 의아한 일이다.
미국 27대 대통령인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1857-1930)가 1910년 처음 MLB 시구를 한 이래 역대 미 대통령은 새 시즌에 시구를 하는 게 전통이었다. 이를 지키지 않은 건 트럼프 외에 지미 카터 전 대통령뿐이다.
바이든이 공직에 있으면서 가장 최근에 던진 MLB 시구는 부통령 자리에 있던 2009년이다. 당시 그는 발티모어 오리올스의 홈 개막전에서 공을 던졌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