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당선인 축하는 트위터로…각국 정상 ‘트윗 축하’ 이유는

입력 2020-11-08 11:24 수정 2020-11-09 11:05
미국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 후보자가 7일(현지시간)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승리를 선언하며 첫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 승리 소식에 각국 정상들의 축하 인사가 트위터상에서 봇물을 이루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국 정상들은 외교 경로를 통한 공식 축전에 앞서 트위터에 공개 축하 메시지를 올렸다.

문 대통령은 8일 트위터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 후보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를 태그하고 “축하드린다. 우리의 동맹은 강력하고 한·미 양국 간 연대는 매우 견고하다”면서 “두 분과 함께 열어나갈 양국 관계의 미래 발전에 기대가 매우 크다. 같이 갑시다”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트위터에 축하 메시지를 올린 것은 바이든 당선인이 사실상 승리를 선언한 성명을 낸 지 약 8시간 만이다. 문 대통령은 트위터에 한국어와 함께 영어로 된 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



유럽연합(EU) 정상들도 바이든 후보의 승리 소식이 전해지자 기다렸다는 듯 일제히 트위터에 공개 축하 메시지를 올렸다.

EU의 실질적 리더 역할을 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트위터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일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 시대의 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의 대서양 사이 우정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또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부통령이자 흑인 부통령에 오르게 된 해리스 당선인에게도 축하를 보내면서 미국의 첫 여성 부통령이라고 언급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오른쪽)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AP=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바이든 후보를 향해 “현재 직면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할 일이 많다”면서 “함께하자!”고 했다. EU 대외 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트위터에 “미국과 유럽을 위해 좋은 날”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도 가까운 사이였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동맹”이라며 “기후변화에서 무역, 안보에 이르기까지 공유된 우선순위에 관해 긴밀히 협력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도 이날 일어와 영어, 두 버전으로 축하 메시지를 올렸다. 스가 총리는 “진심으로 축하한다”면서 “미·일동맹을 한층 강화하고, 인도·태평양 지역 및 세계 평화, 자유 및 번영을 확보하기 위해 협력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세계 각국 정상들이 공식 외교 루트에 앞서 온라인상에서 공개 축하 메시지를 잇달아 올린 것은 상대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개표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불복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그는 이 같은 의사를 트위터를 통해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는 상태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당선인 표현을 넘어 대통령으로 확정짓는 표현을 쓴 반면 스가 총리는 ‘당선인’ 표현을 사용하지 않은 채 축하 메시지를 올리는 등 차이가 있는 것도 미국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이날 NHK와의 전화통화에서 “일본 정부는 향후 상황을 보면서 (당선인에게 직접) 축하의 뜻을 전할 타이밍 등을 보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 측이 공식 승복하고 대선 결과가 완전히 마무리된 후 공식 축전 및 당선인과의 전화 통화 등 공식 절차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