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승리한 날 미국 가는 강경화…바이든 측 접촉할 듯

입력 2020-11-08 08:13 수정 2020-11-08 10:01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의 회담을 위해 8일 출국한다. 지난 3일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가 확정된 직후여서 바이든 측 외교라인과 접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강 장관은 11일까지 나흘간 워싱턴을 방문한다. 9일 폼페이오 장관과 외교장관 회담이 잡혀 있다. 이번 회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첫 번째 대면 회담이다.

당초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달 초 방한하기로 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일정을 취소했다. 이후 폼페이오 장관이 방한하는 대신 강 장관을 초청했다. 이번 회담에선 한·미 외교 현안은 물론 한반도 글로벌 정세 등을 놓고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다만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트럼프 행정부와 방위비 등 현안 논의를 진전시키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가의 관심도 회담보다는 강 장관과 바이든 측 만남에 집중되고 있다.

미국의 새 대통령 취임식은 내년 1월 20일이다. 하지만 당선이 확정되면 각국의 외교 당국은 새로 들어설 정부의 정책 동향을 파악하고 자국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당선인 측과 접촉한다. 대선 직후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바이든 측이 외국 정부 인사를 만나는 데 부담을 느낄 수 있다. 한국 외교부는 이번 방미를 계기로 가능한 범위에서 바이든 측과 네트워크를 구축할 방침이다.

특히 강 장관은 미 의회와 학계에 포진해 있는 바이든 측 주요 인사와 접촉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교부는 구체적 일정을 언급하지 않았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각각 국무장관, 국방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크리스 쿤스 민주당 델라웨어주 상원의원과 전략자문회사 웨스트이그젝 어드바이저스 설립자인 미셸 플로노이 등을 접촉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 장관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전환 등 현안과 한반도 평화구상 논의 과정을 설명하고 향후 바이든 측의 외교정책 수립 과정에서 한국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톱다운(Top down) 방식’으로 북·미 대화에 나선 것과 달리 바이든 행정부에선 실무 협상을 우선에 두는 ‘바텀업(Buttom up) 방식’을 추구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미 관계의 급격한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예측도 적지 않다.

강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기본적으로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긴밀한 공조를 통한 비핵화,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 등 평화적 해결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이 있다고 확신한다”며 “지난 3년간의 성취, 남·북·미 정상 차원에서 공개적으로 밝힌 합의와 의지들은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간 성과를 바탕으로 긴밀한 조율을 통해 북·미 대화가 재개되고 우리가 추구하는 비핵화, 영구적 평화가 달성되도록 최대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었다.

한편 강 장관의 이번 방미엔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동행해 스티브 비건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와 북핵 수석대표 회담을 진행한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