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자사 브랜드 차종들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하거나 악의적으로 비방한 혐의 등으로 자동차 전문 유튜브 채널들에 대해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8일 현대차에 따르면 최근 유튜브 채널 ‘오토포스트’에 대해 허위사실에 따른 명예훼손으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인싸케이’ 채널을 상대로는 저작권법 위반 혐의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두 유튜브 채널은 자동차 관련 콘텐츠를 게재해온 채널로 오토포스트는 24만명, 인싸케이는 15만명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들이 현대차와 제네시스 등에서 생산·판매하는 차종들을 중심으로 악의적이고 허위의 사실이 담긴 콘텐츠를 지속해서 게재했다는 입장이다.
오토포스트의 경우 지난 7월 30일 익명의 제보자 A씨를 현대차 내부고발자로 내세워 현대차 공장의 품질 불량과 부조리를 고발하는 통화 내용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제작해 게시했다.
해당 영상에서 A씨는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생산된 신차와 관련해 모든 부분을 다 검수하는 사람이었다”면서 “신형 GV80 검수 과정에 문짝 가죽 부분의 하자를 발견, 이를 직원들에게 알렸는데 직원들이 승진을 위해 이를 묵살하고 해당 불량을 내가 냈다고 뒤집어씌웠다”고 언급했다. 해당 영상의 조회수는 현재까지 180만회에 달한다.
현대차 측은 이 같은 내용이 사실과 다를 뿐 아니라 오토포스트 측이 A씨가 외부 협력 업체에서 한시 파견한 인력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현대차 생산 관련 근무를 하다가 해고당한 내부고발자’라는 표현을 반복적으로 노출한 점 등에 악의적인 비방 의도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3월 제네시스 GV80 출시 후 품질점검 강화를 위해 스티어링휠 부품 품질 점검을 위해 납품사에서 한시적으로 근로자를 파견받았는데, 제보자 A씨는 GV80 스티어링휠 품질확인 업무를 수행했다.
A씨는 5월 GV80 도어트림 가죽 주름이 발생한다는 문제를 처음 제기한 데 이어 이후 여러 번에 걸쳐 도어트림 가죽 품질 문제를 신고했다. 현대차 측은 도어트림 납품사인 덕양산업에 A씨가 신고한 문제 원인을 확인해줄 것을 요청했다. 확인 결과 A씨가 신고한 부품의 문제는 긁히거나 파이는 등 인위적 자국에 의한 불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부품 전수 점검했지만 원인을 찾지 못한 채 이후에도 동일 문제가 계속 발생했다. 현대차 측은 A제보자가 근무하는 날에만 문제가 발생하고, 다른 이가 근무한 날에는 문제 신고가 들어오지 않은 점 등에 주목해 상황 조사에 들어갔다. 이후 지난 7월 14일 제보자 A씨가 현장에서 GV80 차량 도어트림에 부착된 비닐 포장을 들춰내고 내부 가죽 부분을 자신의 손톱으로 훼손하는 현장을 적발했다는 게 현대차 측 설명이다.
이 사실은 A씨가 소속된 협력사에 통보됐고 협력사는 A씨 현대차 출입을 제한했다. 이후 협력사와 제보자의 계약기간이 만료되고 계약 갱신은 이뤄지지 않았다.
현대차는 A씨가 제품 불량 적발 실적을 올리려고 일부러 차량 가죽을 훼손했다가 적발된 뒤 계약이 종료된 것에 앙심을 품고 제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와 덕양산업은 지난 8월 A씨를 재물손괴와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고, A씨는 불구속기소 돼 재판을 앞둔 상태다.
현대차는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또 다른 유튜버 채널인 ‘인싸케이’에 대해 서울 서초경찰서에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인싸케이 측이 사용 허가 없이 현대차가 신차 광고 등을 위해 제작한 영상 저작물을 무단 사용했다는 게 현대차 측 주장이다.
현대차는 인싸케이가 현대차의 영상물에 하단 자막이나 별도 음성 멘트를 추가하거나 배경음악을 바꾸는 식으로 2차 가공해 사용하면서 그랜저, 투싼, 제네시스 G80, GV80 등에 대해 ‘쓰레기’, ‘죽음’ 등 악의적 표현으로 비방했다고 전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허위 사실로 해당 차량을 소유한 고객의 차량 가치가 훼손되는 것을 보호하고 차량 보유 스트레스를 완화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앞으로도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 고객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는 한편 고객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