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68%로 현 정부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잘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는 최저치였다. 부동산을 둘러싼 민심이 흉흉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갤럽은 지난 3~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평가를 물은 결과 전체 응답자의 68%가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10명 중 7명꼴이다. 반면 ‘잘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15%에 불과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최고치다. 반대로 긍정률은 최저치를 경신했다. 지난 7월 7.10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이후 부동산 정책 평가 여론조사 결과는 좀처럼 나아지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정책 부정률은 2018년 9월, 2019년 12월, 2020년 7월 등 집값 상승 전망이 급증할 때마다 동반 상승했었다.
성·연령·지역 등 계층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응답자 특성별로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잘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집값 전망 별로 보면 상승 전망자의 부동산 정책 부정률(81%)이 보합(54%) 또는 하락 전망자(40%)보다 높게 나타났다.
부동산 정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그 이유로 ‘집값 상승/집값이 비쌈’(30%)을 1위로 꼽았다. 이어 ‘일관성 없음/오락가락함’(9%), ‘규제 부작용/풍선 효과’(8%), ‘효과 없음/근본적 대책 아님’(7%), ‘서민 피해/서민 살기 어려움’(6%), ‘전·월세 상승·불안’(5%)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3개월 전 조사보다 부정평가 이유로 집값·전·월세·임대차법 관련 언급이 늘었다.
긍정 평가의 이유와 관련해서는 1위가 ‘최선을 다함/노력함’(13%)이었다. 그 뒤를 ‘다주택자 세금 인상’(11%), ‘집값 안정 또는 하락 기대’(8%), ‘서민 위한 정책/집 마련 기대’ 등 순이었다.
향후 1년간 전·월세 등 주택 임대료 전망과 관련해서는 응답자의 66%가 ‘오를 것’이라고 봤다. 반면 7%만 ‘내릴 것’이라 답했고, 17%는 ‘변화 없을 것’이라고 봤다. 10%는 의견을 유보했다. 앞으로 1년간 집값 전망에 대해선 59%가 ‘오를 것’, 13%는 ‘내릴 것’이라 답했다.
여전히 시장의 불안 심리가 상당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집값보다도 전·월세 불안에 국민이 더 주목한다는 최근의 시장 심리 변화도 반영됐다.
임대차 3법(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 등)이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 어떤 파급효과를 낼지 물은 결과 ‘긍정적 영향’ 25%, ‘부정적 영향’ 42%, ‘영향 없을 것’ 12%로 나타났다. 20%는 의견을 유보했다.
이번 조사는 전화조사원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