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좀먹는 가짜뉴스”… 트럼프에 분노한 미 언론

입력 2020-11-06 13:12 수정 2020-11-06 13:2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정선거’ 주장에 대해 미 언론은 “사회를 좀먹는 가짜뉴스”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헤드라인 기사에서 “바이든은 인내를 요구했고 트럼프는 거짓말을 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트럼프가 선거를 도둑맞았다는 허위주장을 했다(Trump falsely claims election being stolen)’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선거 음모론을 비판했다.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앉아 미국의 민주적 절차를 무참히 공격했다”면서 “선거를 도둑맞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가짜”라고 강조했다.

통신은 그러면서 “트럼프는 아무런 증거 없이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을 모함했다”면서 “바이든이 승리에 가까워지자 트럼프는 갑자기 부정선거론을 들고 나왔다”고 지적했다.

CNN방송도 트럼프에 대한 비판에 가세했다. 방송은 이날 트럼프의 기자회견 내용을 보도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에 대한 공격 시도는 잠재적으로 위험하며 사회를 좀먹는 것”이라며 “선거 승리를 위한 길이 보이지 않자 선거를 도둑맞았다며 허위 주장에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CNN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이 승리할 경우 평화적 권력 이양을 할 것이지 여부에 대해서도 물음표를 던졌다”면서 “그는 확답을 주는 대신 입맛에 맞는 선거 결과가 나올 때까지 법정 공방을 계속할 것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가 조작되고 있다. 합법적인 표만 센다면 내가 승자”라며 이번 대선이 부정선거라는 주장 재차 펼쳤다. MSNBC와 ABC, NBC방송 등 미국 주요 언론사는 트럼프가 가짜 주장을 꺼내들자 일제히 카메라를 돌리고 촬영을 중단했다.

대선을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의 허위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대선이 끝나고 난 다음날 새벽인 지난 4일에도 개표가 완료되지 않았음에도 승리를 선언했다. 선거 수 개월 전부터 트위터를 통해 “우편투표는 사기”라며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꾸준한 허위주장에도 동요하지 않는 모양새다. 그는 “선거 당국이 표를 세는 동안 차분히 인내심을 발휘하라”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바이든은 또 트럼프의 기자회견 직후 트위터를 통해 “누구도 우리에게서 우리의 민주주의를 빼앗지 못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도록 놔두기에는 미국은 너무 멀리 왔고, 너무 많은 싸움을 했으며, 또 너무 많이 견뎠다”고 말했다.

또 바이든은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주의는 때때로 (지금처럼) 어지러울 때가 많다”면서 “이럴 때는 약간의 인내심이 필요하기도 하다. 모든 유권자의 표는 집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