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님 살려달라’ 박범계 발언에…“막말 최고봉” 비난 빗발

입력 2020-11-06 08:38 수정 2020-11-06 08:53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 연합뉴스

법원행정처장에게 “‘의원님들, 한번 살려주십시오’라고 해보라”고 요구해 ‘갑질’ 논란을 불러일으킨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을 향한 비판이 빗발치고 있다.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6일 페이스북에 박범계 의원의 발언을 담은 기사를 첨부하며 “‘살려달라고 해보라’는 이번 국회발언은 가히 막말의 최고봉”이라며 “국회의원의 허세 발언 끝판왕이다. 분명 이상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정도면 심리적으로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면서 “그동안에도 국회 청문회나 상임위나 국감에서 박범계 의원의 언행은 왠지 석연치 않았다. 과도하고 비상식적이고 흥분된 상태가 자주 보였다. 무조건 호통치고 일단 소리 지르고 윽박지르고 본인 말만 쏟아냈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또 “도저히 납득이 안 되는 박 의원의 언행을 보면서 오래전 사건이 떠오른다”며 “무고한 사람 3명이 살인사건 범인으로 몰려 17년 복역하다가 2016년 진범이 잡혀 뒤늦게 무죄 석방된 1999년 삼례 나라슈퍼 살인사건”을 언급했다.

그는 “그 사건의 담당 판사가 바로 박범계 의원”이라며 “범인들이 끝까지 강요에 의한 허위자백이라고 주장했고 이를 뒷받침하는 목격자의 증언에도 불구하고 박범계 판사는 그들을 살인자로 판결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범계 의원은 2017년 사과하긴 했지만, 명백한 오심으로 인해 죄 없는 시민을 무고하게 17년이나 감방에서 썩게 하고도 그는 2002년 노무현 인수위를 시작으로 정치권에 들어와 승승장구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김 교수는 끝으로 “제 기우이긴 하지만 박 의원은 죄의식이나 양심이 일반인보다 현저히 모자라지 않나 싶기도 하다”면서 “남에게 호통 치기 전에 스스로 반성하고 자숙하시기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다들 약을 먹었나. 왜들 이러는지”라며 “국민혈세가 자기들 쌈짓돈인가. 돈줄 쥐고 사법부를 흔들겠다는 얘기인가”라고 비판했다. 이한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박범계는 여러 가지 액션을 통해 대깨문들에게 그리고 청와대에 다음엔 나야 나라고 계속 외치고 있었던 것이다. 몰라 봐서 미안하다”고 꼬집었다.

앞서 박범계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판결문 등 법조 데이터베이스인 ‘법고을LX’ 예산 3000만원이 삭감된 것과 관련해 조재연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을 향해 “‘의원님들, (예산을) 한번 살려주십시오’ 한번 하세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절실하게, 3000만원이라도 좀 절실하게 말씀해 달라. 그래야지 된다”며 “‘의원님, 꼭 살려주십시오. 정말 국민 위해서 필요한 일입니다. 다리 하나, 상판 하나에 해당하는 돈 밖에 안되는 거예요’ 한 번 하세요”라고 했다. 조 처장이 ‘허허’ 웃기만 하자 박 의원은 “살려주십시오, 한 마디면 끝날 일을 참 답답하다”면서 “제가 대신하겠다”고 질의를 마쳤다.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자 박 의원 측은 “‘사람 살려달라’는 의미가 아니라 ‘예산 살려달라’는 취지로 말씀해보라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이 표현이 예산심의 권한을 가진 국회의원이 우월적 권한을 남용한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으므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