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백악관 눈앞…‘패색’ 트럼프, 줄소송

입력 2020-11-05 17:53 수정 2020-11-05 17:54
바이든, 미시간·위스콘신 잡으며 승기 굳혀
‘매직 넘버’ 선거인단 270명 사실상 확보
승리 멀어진 트럼프, 무더기 소송 전쟁
대선 표 대결이 법정 싸움으로 비화 우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4일(현지시간)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 체이스센터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선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 등 5개 주에서 대선 개표가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바이든 후보가 대선 승리를 위한 선거인단 270명을 채울 것이 확실시된다고 미국 언론들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통신은 “바이든이 지금 백악관 앞에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패배 가능성이 커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은 무더기 소송 전쟁을 선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캠프가 접전 주들의 대선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는 공격적인 법률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선 표 대결이 법정 싸움으로 비화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은 법률 전문가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대법원으로 갈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지만 연방대법원은 최종 결정권을 갖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법적 소송에 거리를 둘 것이라는 분석이다.

5일 새벽 3시 현재, 바이든 후보는 선거인단 253명을 확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4명을 차지했다. 하지만 바이든 후보는 선거인단 11명이 걸린 애리조나주와 6명이 할당된 네바다주에서 승리를 거의 굳힌 상태다.

바이든 후보가 애리조나주와 네바다주를 가져갈 경우 정확히 ‘매직 넘버’ 270명을 기록한다. 개표가 아직 진행 중인 펜실베이니아주와 조지아주·노스캐롤라이나주의 승패와 상관없이 대선 승리를 확정하는 것이다. 최대 접전지였던 미시간주와 위스콘신주에서 역전승을 거둔 것이 바이든 승전에 결정타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바이든 후보는 4일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연설을 통해 “나는 우리가 이겼다고 선언하기 위해 여기에 온 것이 아니다”라며 “나는 개표가 끝나면 우리가 승자가 될 것이라고 보고하기 위해 여기에 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새벽 개표가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대선 승리를 선언한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그러면서 바이든 후보는 “우리는 민주당원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지만, 나는 미국 대통령으로 통치할 것”이라며 “지금은 하나의 국가로 뭉치고, 치유하고 힘을 합칠 때”라고 통합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소송전에 나섰다. NYT는 “승리로 가는 길이 좁아진 트럼프 진영이 법적 싸움을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캠프는 조지아주와 펜실베이니아주·미시간주를 대상으로 줄소송을 제기했다. 트럼프 캠프는 소송을 통해 접수시한을 넘겨 도착한 우편투표 용지의 분리, 개표 중단 등을 요구했다.

트럼프 캠프는 역전을 당한 미시간주와 위스콘신주는 물론 바이든 후보가 맹렬히 추격하는 펜실베이니아주에 대해선 재검표를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선 “내가 크게 앞선 펜실베이니아·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에 대해 내 승리를 주장한다”면서 “실제로 비밀리에 버려진 표가 많이 있었다면 추가적으로 미시간에 대해서도 승리를 주장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법적 싸움을 확대할 경우 미국의 혼란은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바이든 후보의 승리로 대선 결과가 확정될 경우 법원이 트럼프 캠프에 제동을 걸고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