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와 무슨 소용이냐” 트럼프의 자조…패배 직감했나

입력 2020-11-05 17:4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다음날인 4일(현지시간) 새벽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선거 결과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 대선의 승부추가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 쪽으로 기운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개표 중단 소송을 놓고 “이제 와 무슨 소용이냐”고 밝혔다. 미국의 선거 시스템이 망가졌다는 의미로 쓴 말이지만, 평소답지 않은 자조적인 말투 탓에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를 직감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우리 변호사들이 ‘의미 있는 접근’을 요구했지만 그래 봤자 무슨 소용이겠냐”며 “우리 시스템의 진실성과 이번 대선은 이미 피해를 봤다. 이건 논의돼야 할 사항”이라고 적었다.

앞서 트럼프 캠프 측은 펜실베이니아주, 미시간주, 조지아주에서 개표중단 소송을 냈고 위스콘신주에서는 재검표를 요구했다. 개표가 투명하게 진행되는지 참관할 수 있는 권한이 충분히 주어지지 않았으므로 선거 부정 가능성이 있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개표 절차를 멈춰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을 두고 일각에서는 바이든 후보의 승리가 유력해지자 사실상 현실을 받아들인 게 아니냐는 희망 섞인 진단이 나온다.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법무팀의 개표 중단 전략을 반대하는 듯하다면서 “이미 피해를 보았다”는 언급으로 보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패배를 직감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우편투표를 확대한 것 자체가 ‘중대한 사기’라는 주장을 줄곧 펼쳐왔던 것에 비춰 법무팀이 제기한 소송 사유가 고작 ‘의미 있는 접근’이라는 데 대한 불만을 나타낸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CNN은 이날 소식통의 말을 빌려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법무팀 전략을 그다지 열정을 보이지 않은 채 승인했다”며 “대통령은 법무팀이 전략을 그대로 진행하도록 하긴 할 테지만 성공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전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