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3세, 대안주택전문가까지 들어간 여당 부동산TF 출범

입력 2020-11-05 17:12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정부 조직에 주택 및 지역 개발부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부동산 전담부처 신설을 제안했다.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등으로 분산된 주택 관련 정책 기능을 하나로 합치자는 것이다. 이 대표는 “주택 정보와 통계를 통합해 효율적으로 정책을 수립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날 당내 부동산 태스크포스(TF)인 미래주거추진단 발족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까진 주택 공급과 수요를 양적으로 접근해 왔다”며 “이제는 주거 수요의 변화와 다양화를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수도권 주택 매물을 구입해 부동산 가격을 조절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공공기관이 부동산 수급에 참여하는 일종의 ‘주택은행 제도’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이 대표는 “민간사업자 공모형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를 통한 임대사업 활성화도 검토할 만하다”며 “정부와 협의해 전월세 문제 등도 실효성 높은 대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부동산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심 용적률 상향 등도 거론되고 있다.

미래주거추진단은 이 대표가 “부동산 정책을 반성하고 새롭게 접근하자”며 출범시킨 부동산 정책 개발 조직이다.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앞서 주택 공급·전세난 등의 현안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이 대표의 의중이 반영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인 진선미 의원을 단장으로, 천준호(부단장) 이광재 한병도 오기형 오영환 윤영덕 장경태 최혜영 유정주 의원과 박성민 최고위원이 참여한다.

외부 자문단에는 주거 전문가와 사회적 기업가 등 27명이 이름을 올렸다. 천현숙 SH주택 도시연구원장과 김도년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 등 학계를 비롯해 최지희 민달팽이유니온 대표, 채상욱 전 하나금융투자 건설·부동산 애널리스트 등이 합류했다. 비영리법인 루트임팩트 설립자이자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인 정경선 HG이니셔티브 의장도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진 의원은 “주거 관련 권위자들과 연구자, 현장 활동가 등을 모셨다”며 “주거 관련 개선사항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진단은 향후 한 달간 현장 방문에 주력할 방침이다. 첫 행선지로 공공주택 협동조합 방식으로 임대료를 낮춘 경기 남양주 별내 위스테이를 찾는다. 루트임팩트에서 운영하는 커뮤니티 주거 공간 ‘다웰하우스’와 빈 호텔을 사회적 주택으로 개조한 ‘안암생활’ 등도 방문할 계획이다. 다만 당 안팎에서는 “전세난 같은 현안부터 서둘러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