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승리가 유력해지면서 배터리 업계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정부 이동수단의 전기차 변경 등 친환경 공약을 대거 발표한 바 있다. 특히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 판결을 기다리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연내 불확실성 리스크를 해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영업비밀 침해 최종판결은 다음 달 10일 선고된다. ITC는 지난달 26일 최종판결 발표를 한 차례 더 연기하면서 그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ITC가 미국 대선을 의식해 최종판결을 내놓지 않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ITC 판결에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ITC가 의식했다는 것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이 대규모 공장을 건설 중인 조지아주는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의 격전지였다. SK이노베이션의 공장이 완공되면 2000명 이상의 고용이 창출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조지아주의 표심을 잡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ITC 판결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ITC는 지난 2월 SK이노베이션에 조기 패소 판결을 내렸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 입장에서는 연내 소송이 마무리되는 것만으로도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것”이라며 “다만 내년 1월에 새 대통령이 취임하는 만큼 어느 정도 긴장은 유지될 것”이라고 봤다.
한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진행 중인 특허 침해 소송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ITC는 이날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을 상대로 제소한 특허 침해 소송의 예비 판결 기일을 내년 7월 30일로, 최종 판결 기일을 내년 11월 30일로 확정했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분쟁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무역 분쟁이 지속하는 기간에는 중국 배터리 제조사들의 미국 공장 건설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의 성장세에 가속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오하이오주와 미시간주에,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주에 배터리 공장을 두고 있다.
유럽에는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 CATL 등의 배터리 공장이 자리해있다. 업계는 운송비 감축과 배터리 공급 안정성 확보를 위해 완성차 업체들이 미국보다 유럽을 선호하는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 분쟁이 이어진다면 바이든 후보의 친환경 기조에도 유럽과 중국의 전기차 시장 주도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