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9부 능선’ 바이든, 대통령 인수위 홈페이지 개설

입력 2020-11-05 16:24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대통령 인수위원회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대선 후보 당선을 확신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후보는 소셜미디어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한 파리기후협약에 복귀한다고 강조하는 등 차기 정부 구성 작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5일(현지시간) 미국 언론 등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을 도메인으로 하는 정권 인수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개표 과정 등을 문제 삼으며 소송을 제기하는 상황에서 인수위 홈페이지를 연 것은 사실상 대선 승리를 공식화한 것과 같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홈페이지에는 아직 구체적인 메뉴 등이 담기지 않았다. 대신 “미국인들은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게 될 것이다. 몇 개 주에서는 여전히 투표가 진행 중이다. 대유행병과 경기침체, 기후변화, 인종 간 불평등 등 미국이 당면한 위기는 심각하다. 인수위는 바이든-해리스 행정부가 취임 후 첫날부터 가동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 준비할 것이다”라고 명시됐다.

인수위 측은 일자리 창출을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생각하고 있으며,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최고의 보건 전문가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만들 계획이라고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움직임에 맞서 개표 결과에 쐐기를 박겠다는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바이든 후보 인수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바이든 후보는 이날 트위터에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했던 파리기후협약에 복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날 공식적으로 이 협약에서 탈퇴했다고 보도한 ABC 방송 기사를 인용하면서 “정확히 77일 안에 바이든 행정부는 파리기후협약에 다시 가입하겠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후보가 시한으로 정한 77일은 이날부터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1월20일까지의 기간이다. 파리기후협약 복귀는 일방적으로 국제적 협약을 탈퇴한 트럼프 행정부의 ‘과오’를 이전 상태로 되돌려 놓겠다는 의미로 내놓은 바이든 후보의 상징적인 공약이다.

바이든 후보는 현재 253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상태다. 애리조나와 네바다에서 우세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전투표 개표가 이뤄지면서 조지아와 펜실베이니아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이 때문에 사실상 미 대통령 선거 승리의 9부 능선을 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