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자 아니면 ‘살인자’라는 靑” 노영민 저격한 윤희숙

입력 2020-11-05 15:58 수정 2020-11-05 16:03
연합뉴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의 ‘8·15 광복절 집회 주동자들은 살인자’ 발언을 두고 “본인들 지지자가 아니면 국민을 살인자라 부르는 청와대”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윤 의원은 5일 페이스북에 글을 쓰고 “어제 노 실장이 광화문 집회 관련자들을 ‘살인자’로 칭했다”며 “국가 방역정책에 대한 비협조로 비판의 여지가 많은 집회였지만 우리 국민을 ‘살인자’로 치부했다는 것은 청와대가 ‘우리편과 적’으로 국민을 얼마나 철저히 구분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앞서 노 실장은 4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8·15 광화문 집회와 관련해 “집회 주동자들은 도둑놈이 아니고 살인자”라고 비판했다. “경찰이 ‘재인산성’을 쌓아 국민을 코로나19 소굴에 밀어 넣었다”는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 공격에 응수하며 나온 말이다.

이어 “이 집회로 인한 확진자만 600명 이상이고 7명이 사망했다”며 “불법 집회에 참석한 사람을 옹호하는 것이냐”고 항변했다. 이 과정에서 김태년 운영위원장이 중재에 나서기도 했지만 노 실장은 “한 말씀만 드리겠다”며 발언을 이어갔고, 여야 의원들이 고함과 삿대질에 가세하며 잠시 소동을 빚었었다.

윤희숙 의원 페이스북 캡처

윤 의원은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이들이 전체 국민을 대표하는 척할 필요도 못 느낄 만큼 권력 기반을 확신하고 있으며, 국민을 가르고 저열한 손가락질을 주도하는 것을 자신들의 권력을 다시는 핵심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또 개표가 진행 중인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 역시 분열을 조장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공식적으로 조 바이든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그간 이 잡지는 코로나19 국면에서 트럼프 정부의 경제정책을 높게 평가해왔지만 가장 중요한 국면에서 그를 버린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이유로 든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끝없는 국민분열 책동이 미국의 정치 문화를 망쳤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정치인도 진영논리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국가의 수반이 되는 순간 전 국민을 끌어안아야 한다는 데는 아무도 이견을 제시할 수 없다”며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일관된 행태는 ‘나를 찍지 않는 국민은 대표하지 않는다’였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그런 행태는 국민이 서로 반목하고 증오하도록 국가권력이 공적으로 부추기는 것과 같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엎치락뒤치락 난전의 결과는 미국 국민이 바이든을 선택했다는 것”이라며 “희망과 통합이 아닌 분열과 분노를 정치의 에너지로 삼는 포퓰리즘 시대가 저무는 신호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마무리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